중도우파 신민주당 득표율 30%..급진좌파 시리자는 26.6%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구제금융을 지지한 보수 정당들이 17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했다.
원내 제1당에 오른 신민주당은 사회당과 함께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과반이 넘는 160석 안팎으로 연정을 구성할 듯하다.
그리스가 구제금융 지지 정당들을 중심으로 연정 구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등 그리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문제는 보수파가 좌파를 어떻게 끌어안느냐다. 그 결과에 따라 그리스 내부 갈등이 재현될 소지도 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총선 개표 82.5%가 진행된 상황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신민주당은 득표율 3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26.6%로 2위, 사회당이 12.5%로 3위다.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신민주당은 전체 의석 300석 중 130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회당의 33석을 합하면 과반이 넘는 163석 확보가 가능하다. 시리자는 71석을 확보할 듯하다.
'빅3'에 이어 급진 좌파 성향의 '황금새벽당'이 6.9%, 민주좌파당이 6.1%를 득표 중이다. 양당 모두 1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좌파는 사회당과 공동 보조를 취해왔다. 따라서 신민주당은 사회당과 민주좌파까지 합해 190석 안팎의 연정 구성도 가능할 듯하다. 신민주당은 일단 20일께 사회당과 연정을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민주당·사회당·민주좌파를 모두 합해도 전체 득표율에서 50%에 못 미친다는 것은 변수다. 시리자와 황금새벽당 같은 급진 좌파 성향의 정당들이 득표율 30%를 웃돌았다는 것은 많은 그리스 국민이 구제금융 재협상과 더 나아가 유로존 탈퇴에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며 이는 곧 갈등 요인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집권하게 된 보수파가 현재 그리스 사회 불안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경제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앞선다.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면 이번 총선 결과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 한다. 이미 그리스는 수년 째 이어지는 경제위기로 중산층이 붕괴되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팽배한 상황이다.
사회적 갈등은 이미 지난해 나타난 7차례의 총파업을 통해 표면화됐다. 따라서 이번 총선 결과를 통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극단적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그리스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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