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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젖병 컨슈머리포트… 4등급 중 3개가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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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350만원을 들여 황당한 젖병 가격·품질 비교 결과를 내놨다. 녹색소비자연대에 예산을 지원해 국내외 23종의 젖병을 평가한 뒤 ▲매우 우수 ▲상당히 우수 ▲우수 ▲보통 네 개의 등급을 줬다. 동점이 나오면 상위 그룹에 넣었다. 결국 하위 25%(6개)를 제외하곤 모두 '우수'하다는 아주 너그러운 소비자 보고서가 나왔다.


결론도 허무했다. 비싼 수입산이 좋다는 선입관을 뒤집어보겠다며 비교를 해놓곤 '엄마들이 비싼 값 주고 사는 젖병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대형마트에서 '더블하트 모유실감'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피죤 모유실감' 젖병 등은 "인터넷으로만 팔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격 현장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제품 추천 기준 또한 애매했다. 공정위는 평가 뒤 독일 브랜드 '닥터브라운 PES', 영국 브랜드 '아벤트 BPA프리 PES', 국내 브랜드 '유피스 쇼콜라 PPSU' 세 가지 제품을 추천 목록에 올렸다. 같은 등급을 받은 치코와 피죤은 "개당 2만원이 넘는 높은 가격때문에 추천 대상에서 뺐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는 공정위의 K-컨슈머리포트(www.smartconsumer.go.kr)에 실린다.


평가 대상 젖병은 국내 브랜드 제품 9개와 수입산 제품 14개 등 모두 23개다. 안전성 시험에서 중금속이나 비스페놀A 등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은 없었다.

평가 점수는 영유아 부모 1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매겼다. ▲쥐는 느낌(그립감) ▲세척용이성 ▲디자인 ▲배앓이 방지 등 기능성 ▲부속품 교환 용이성 ▲제품 설명도 등 6개 항목을 점검했다.


실리콘과 트라이탄으로 만든 젖병을 빼면 평가 점수는 대개 가격에 비례했다. 6개 항목 종합 평가에서 가장 높은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건 ▲치코 제로BPA(2만3051원) ▲피죤 모유실감(2만2905원) ▲유피스 쇼콜라(1만9110원) ▲아벤트 BPA프리(1만7300원) ▲닥터브라운(1만5200원) 등 5개 제품이다.


가장 낮은 '보통' 등급을 받은 제품은 ▲프린스 은나노 날씬 젖병(3160원) ▲메델라(7238원) ▲쭈쭈 베이비 팬시(1만1700원) ▲코들라이프 안티콜릭(1만5750원) ▲누비 와이드넥 노스필(1만7500원) ▲본프리(2만778원) 등 6개다.


특히 메델라는 육아용품계의 명품브랜드로 알려져 있어 '속빈 강정'이라는 빈축을 사게 됐다. 메델라 제품은 부속품 교환이 불편하고 쥐는 느낌이 나쁜데다 디자인이나 배앓이 방지 기능도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다.


평가 실무를 맡은 녹색소비자연대는 "등급 기준을 정하고 가격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나쁜 제품을 비판하기보다 좋은 제품을 추천하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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