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전기자전거가 자전거 및 완성차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와 부품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한국정부도 친환경 교통수단의 하나로 전기자전거를 지목해 관련기술개발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기자전거 기술의 핵심은 이용이 편리하고 가벼워야 한다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디자인의 중요성도 더해졌다.
전기자전거 경쟁은 현재 기존 자전거 업체와 완성차 업체의 2파전 양상이다. 자전거 업체는 기존 자전거시장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기자전거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 제조기술을 앞세워 연간 4억대에 달하는 시장에 숟가락을 얹어보겠다는 심산이다.
국내외 완성차·자전거·부품 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전기자전거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내 완성차 업계 1위 현대차는 지난달 부산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제조공정을 활용해 만든 전기자전거 'EFS1'을 선보였다. 총 중량은 20㎏으로 일반자전거에 비해 3~5㎏ 정도 무겁지만 경량형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크게 줄였다. 이 자전거는 현대차 연구원들로 구성된 사내 개발팀 '에코브'가 개발했다. 현대차는 내부 전기자전거 개발팀을 비롯해 국내 전기차 개발 기업에도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수입 전기자전거가 주류인 국내 시장에 국산 전기자전거가 뿌리 내릴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만도도 정부가 주도한 자전거 산업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전기자전거를 개발했다. 이 전기자전거는 기계식 체인 방식을 버리고 전기로만 구동할 수 있도록 했다. 몸체는 카본 프레임을 적용해 중량을 17㎏ 줄이면서 3시간 충전 시 40㎞를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동차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전기모터 구동식 조향장치 기술을 접목해 일반 자전거를 기반으로 한 다른 전기자전거보다 조향성능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자전거 개발 및 출시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 수입차 브랜드는 국내 브랜드보다 전기자전거 개발에 일찍 뛰어들어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아우디는 최근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브랜드 두카티 인수에 이어 모터사이클을 닮은 전기자전거를 내놨다. 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명성답게 성능은 현존하는 전기자전거 중 최고라는 평가다. 이 전기자전거의 무게는 현대차와 만도가 개발한 전기자전거에 비해 무거운 21㎏이지만 2시간30분 충전 시 최대 70㎞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80㎞/h에 달한다. 현재 국내 기준으로는 최고속도가 30㎞/h를 넘을 경우 자전거로 분류하기 어려운 모델이지만 속도가 빠른 만큼 전자안전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아우디의 모그룹 폭스바겐도 지난 2010년 베이징 모터쇼에서 페달과 기계식 구동장치를 제거한 전기자전거를 선보이며 업계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자전거는 폭스바겐이 내놓은 최초의 전기자전거로 완전히 접으면 트렁크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들어갈 정도로 부피를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밖에 단독 자동차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전기자동차 양산계획을 밝힌 다임러사를 비롯해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야마하와 합작해 전기자전거 사업에 뛰어든 도요타 등도 전기자전거 시장진출에 적극적이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자전거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외 자전거 업체들 역시 전기자전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전거 업체 알톤스포츠는 전기자전거 매그넘 24·26인치, 이스타 26인치, 유니크 20인치 등 4개 모델을 대거 출시했다.
한국의 삼천리, 벨로스타 등도 대표모델을 이미 선보인 상태다. 기존 자전거 프레임을 크게 변형하지 않고 전기장치를 탑재한 탓에 완성차 업체가 내놓은 모델보다 디자인 면에서 다소 밀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실용성과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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