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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돈벌이 혈안된 학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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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서울 강남에 위치한 P보습학원. 건물 7층에 위치한 이 학원은 겉으로 보기엔 여느 학원과 다름없다. 그러나 토요일 저녁 수업을 마친 고등학교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 건물 3층으로 이동한다. 좁은 공간에 쑤셔넣은 간이침대가 이들의 잠자리다. 학생들은 월 90만원 상당의 학원비를 내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3일의 시간을 꼬박 이 학원에서 먹고 자고 공부한다.


이번 학기부터 '주5일 수업제'가 도입되면서 전국에 이 같은 불법 기숙학원이 기승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이들 학원들은 주말을 틈타 불법으로 학생들에게 숙소를 제공해주고 있다. 고시원이나 강의실을 개조해 침실을 만들고 샤워부스도 설치했다. 심지어 대전의 한 학원은 모텔을 개조해 주말 동안 불법 교습을 하다 적발됐다. '학생만 많이 받으면 된다'는 학원가의 상술이 도를 넘는 모습이다.

학기 중 재수생이 아닌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숙학원을 운영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 기숙학원은 학생들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시설규모, 강의실, 숙박시설, 식당 등에 대해 사전에 교육과학기술부의 검토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대로된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기숙학원에서 자칫 사고라도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2001년에도 불법으로 용도변경한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서 화재가 나 33명의 사상자를 낸 끔찍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주5일 수업제'라는 호재를 맞은 학원가들은 불법인줄 알면서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입시에 대한 불안심리를 상술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정부가 단속한 학원들의 불법행위만 1601건이다. 이른바 '교육열'이 센 서울 대치동, 중계동, 목동, 경기도 분당 등은 점검 학원수에 비해 적발된 학원수도 다른 곳에 비해 높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번 교과부의 단속에 적발되지 않은 불법 기숙학원들도 훨씬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학원만 탓할 일도 아니다. 불법 기숙학원이 성행한다는 얘기는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주말이 학교 대신 학원가는 날로 전락한 이상 기숙학원은 더욱 음성적으로 퍼질 수밖에 없다. 2박3일 기숙학원에서 스파르타식 수업을 듣는 것보다 학교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토요프로그램이 더 내실있고,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우선이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안전'을 담보로 '성적'을 얻는 게 얼마나 이득일지 따져볼 일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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