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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받는 스페인, 이제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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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유럽 4위의 경제 대국 스페인이 결국 주변국들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지 않으며, 지원되는 금액이 전부 은행의 자본 확충에만 이용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구제금융은 구제금융이다. 1000억유로로 추정되는 구제금융으로 스페인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구제금융 받는 스페인, 이제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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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정책 패키지가 없는 구제금융

지난달 8일 스페인 정부가 자산규모 3위의 부실은행 방키아에 대한 공적자금을 투입을 결정했다. 이후 방키아은행에 대한 뱅크런 등이 발생하고, 국제적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스페인에 대한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스페인의 금융위기는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다. 그동안 유로존은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을 공공연히 제안했지만, 스페인은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 등의 조건에 대해 난색을 표명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스페인의 구제금융에는 통상적인 구제금융과 두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첫째 이번 스페인의 구제금융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이 투입되지 않았다. IMF의 지원을 받을 경우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강도 높은 긴축 정책 등 다양한 정책 패키지를 요구받는다. 이미 긴축정책을 벌이고 있는 스페인으로서는 IMF등이 요구하는 추가적인 조건은 스페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지 모른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구제금융은 유로존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구제해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또는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자금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이번 구제금융과 관련해서는 구제금융 집행 및 감시만을 맡는다.

둘째 이번 구제금융 조치는 추가적인 조건이 딸려 있지 않다.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이 스페인 은행에 한정된 구제금융이기는 하지만 구제금융 상환 등을 위해 통상적으로 요구하는 정책 패키지가 전혀 부과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스페인 정부는 성장 잠재력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추진해왔다. 이 때문에 자금을 내주는 유로존 국가들이 스페인의 추가적인 긴축정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는 스페인 정부의 요구가 크게 작용했다. 그동안 스페인 정부는 스스로 면을 세울 수 있도록(face-saving) 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스페인은 이번 구제금융은 통상적인 구제금융과는 다르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과 같은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국가로 분류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해왔다.


스페인 정부가 이렇게 명시적인 구제금융 지원 국가가 되기를 거부한 데에는 구제금융에 전제조건으로 부여되는 정책 패키지를 피하려는 것 외에도 경제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안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페인이 구제금융 이후에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에 대한 고려가 깔려 있다. 이미 국채금리가 6% 이상 올라가 있는 스페인으로서는 구제금융에 따른 추가적인 자금조달 비용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왜 9일이었나?


그동안 스페인은 유로존 국가들의 구제금융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강도 높은 긴축조건 등에 대한 우려감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구제금융을 해주겠다는 유로존과 이를 거부하는 스페인간의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하지만 9일 유로존이 구제금융을 받게 된 데에는 그리스라는 변수가 있었다. 다음주로 치뤄지는 그리스의 총선의 결과가 예측불허인 상황 속에서 그리스라는 위험요소에 스페인의 불안정까지 겹쳐질 경우 유로존이 안게 되는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자칫 그리스의 반구제금융 정당이 집권하게 될 경우 유로존의 해체 가능성이 급격히 제기될 수 있는데, 스페인의 문제까지 유로존에 계속 이어질 경우 유로존이 안고 가는 부담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스페인은 그동안 스페인의 은행 부실과 관련해 독립된 기관의 실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버텨왔다. 하지만 IMF가 스페인 은행에 대한 부실 실사 보고서를 발표하자, 스페인은 이를 계기로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당초 IMF는 11일 발표 예정이었다. 하지만 IMF는 은행 부실 실사 보고서를 이틀이나 앞당겨 스페인 은행에 투입해야 할 자금이 370억 유로라고 발표했다. IMF가 보고서 발행을 앞당기고,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을 곧바로 신청한 것은 더 이상 지체할 경우 유로존 자체가 안고 있는 그리스 리스크에 스페인 리스크가 더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로 보인다.


◆구제금융 기금은 얼마나


스페인이 유로존으로부터 받게 될 구제금융은 1000억유로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1000억유로에 이르는 자금이면 스페인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루이스 데 귄도스 경제장관은 지원 규모가 600억유로에서 800억유로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어느 쪽으로든 IMF가 추산한 지원 규모 370억유로를 상회할 전망이다. 실제 구제금융은 21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제금융으로 스페인 위기는 종식되나?


구제금융으로 스페인의 위기는 한 고비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대한 부실 문제가 상당부분 잠재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번 구제금융으로 스페인 정부의 부채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 그동안 스페인 문제를 지켜봐왔던 경제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구제금융이 스페인 정부를 거치지 않고 스페인 은행으로 투입되어 우선주 등의 형태로 출자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구제금융 방식은 스페인 정부가 유로존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이를 다시 은행으로 지원하는 식인데 이렇게 할 경우 스페인 정부의 부채는 더욱 늘어난다. 긴도스 장관은 이번 자금이 시장에서 조달하는 금리에 비해 크게 낮은 가격이라고 하지만 이미 높은 부채 비중을 안고 있었던 스페인으로서는 부채 증가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둘째, 스페인이 이번 구제금융 이후에도 자본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가이다. 이번 스페인의 구제금융은 은행의 자본확충에 한정된데다, 스페인 경제정책이나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패키지도 없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구제금융과는 다르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스페인을 다른 구제금융국가과 얼마나 다르게 봐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자본시장에서 스페인을 구제금융국가로 보고 이에 따라 엄청난 금리 등을 적용할 경우 스페인 정부는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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