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검찰이 특선급 경륜선수와 조직폭력배, 건설업자 등이 연루된 경륜 승부조작 범죄를 적발하고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이창재 지청장)은 조직폭력배 등이 '전주'로 금품을 제공하는 등 3년여에 걸쳐 경륜선수를 관리하면서 146회에 걸쳐 경륜 승부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내 총 6명을 경륜·경정법위반죄로 인지하고 7일 3명을 구속기소, 1명을 불구속기소, 2명을 기소중지(지명수배)했다.
구속기소된 전모 경륜선수는 한때 특선급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도박에 빠져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그러자 선배인 전직 경륜선수 김모씨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며 경륜 승부조작을 제의하면서 조직폭력배인 김모씨를 소개해줬다.
조폭인 김씨는 전선수에게 금품을 제공하며 약 1년 동안 사전에 입상정보를 제공받는 방법으로 44회에 걸쳐 경륜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경륜선수 전씨는 갑상선항진증으로 인한 건강문제와 도박문제 등으로 기량이 떨어져 조폭 김씨가 승부조작과정에서 손실을 보기도 했다. 그러자 김씨는 건설업자 정모씨에게 경륜선수 전씨를 넘기고 손실을 보전하라며 전씨의 초등학생 딸에게 협박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건설업자인 정씨 또한 경륜선수 전씨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관리하며 2년간 102회에 걸쳐 승부조작을 한 혐의가 포착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또 다른 부정경륜꾼 이모씨 역시 독자적으로 경륜선수 전씨에게 접근해 금품을 제공하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정경륜꾼들은 경륜선수가 선수숙소에 입소하기 직전에 건강상태, 운동상태 등 입상여부에 대해 정보를 미리 제공받기도 했다. 또한 사전에 입상가능한 경기에서 입상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등의 방법으로 경륜의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륜선수 전씨가 입상한 경주 중 최고배당률은 1438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검찰은 "오랜 기간 동안 경륜선수를 관리하면서 계획적으로 승부를 조작한 범죄를 적발했다"며 "경륜 승부조작과 관련한 정보수집활동을 전개하고 체육진흥공단 경륜사업본부와 협조체계를 유지해 건전한 여가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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