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콘돔이 다시 잘 팔린다.
경기가 불황이면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 때문에 콘돔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상황은 정반대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콘돔 판매가 늘고 있다. 해당 업종의 업황은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대표 업체인 유니더스는 지난 1·4분기 매출액 54억7000만원, 영업이익 3억2000만원, 당기 순이익 8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7.7%,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로 전환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 제품인 콘돔 판매가 늘어난 것이 실적 상승의 주 배경이 됐다. 1분기 콘돔 매출액은 40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늘었다. 이 기간 회사 전체 매출에서 콘돔이 차지한 비중은 73.3%로 76%대를 기록했던 예전에 비해 다소 낮아졌으나 유니더스의 다른 제품 매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콘돔 수출은 32억1000만원으로 동일한 수준인데 반해 내수 판매가 15.9% 증가한 8억원을 기록했다. 콘돔 내수 판매액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분기별 매출액이 6억원선에 불과했으나 3분기 7억9000만원, 4분기 8억5000만원, 올 1분기 8억원에 달하며 전체 판매를 주도했다.
판매가 늘면서 회사의 공장 가동률도 호전되고 있다. 증평 공장을 기준으로 1분기 공장가동률은 81.39%에 달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2008년 1분기 82.87%, 발발 직후인 2009년 1분기 88.19%와 동일한 수준이다. 2010년 1분기와 2011년 1분기에는 각각 59.34%, 68.95%에 머물렀다.
회사 주가도 지난 4월 27일 1225원으로 최저가를 바닥으로 상승을 지속하더니 최근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난 5일에는 1660원으로 마감했다.
1분기 실적은 예년에 비해 좋아졌지만 향후 추이가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니더스는 아프리카 및 전세계적으로 심각하게 확산되고 있는 에이즈(AIDS/HIV)를 막기 위해 국제기구의 콘돔 무상 공급 프로그램에 참여해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판매가는 높지 않지만 대량의 작업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러한 국제기구로부터 수주분의 잔여량이 1분기말 현재 280만여달러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550만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따라서 올해 추가 영업활동에서 얼마나 많은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경쟁이 치열한 해외시장에서 판로를 확보해 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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