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여야가 19대 국회 원구성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면서 5일로 예정됐던 국회 개원이 불투명해졌다.
국회 사무처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소집요구에 따라 19대 국회 첫 본회의를 법정 개원일인 5일 오전 10시 개최하겠다고 지난 1일 공고했다. 새누리당은 '원포인트' 본회의라도 먼저 열어 19대 전반기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자고 거듭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 타결 전에는 본회의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하지만 국회 원구성 협상이 원만히 되지 않아 오늘 (국회개원이) 열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불교방송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회 개원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핵심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와 국토해양위원회, 정무위원회를 우선순위로 원한다"면서 "이 셋 중 어느 하나라도 (민주당에게) 배려해주면 문제없이 받겠다"고 새누리당에게 공을 넘겼다.
이에 대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5일 상임위원장 셋 가운데 하나를 넘겨달라는 민주당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명확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복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보건복지위원장이 민주당으로 가게 됐는데 이들 상임위 중 하나를 달라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외교통상통일위나 국방위원회 위원장직 가운데 하나를 민주당에 줄 수 있다"고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그는 "식물국회가 된다하더라도 얼굴 없는 국회는 안 된다"면서 "개원을 볼모로 한 협상은 구태"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이라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를 보이기 위해 같이 노력해 달라"면서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국회 운영에 영향력이 큰 상임위는 우리가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제까지 우리는 양보를 많이 했다"면서 "민주당의 요구는 국회의장까지 달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의원들을 대기시키고 국회를 열어놓고 민주당을 기다린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할지는 불투명하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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