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유로존 실업률과 미국발 고용 악화 소식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3년래 최저치 수준을 보인 독일의 제조업 경기를 포함한 유로존의 제조업황이 10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인 점도 하락세를 키웠다.
1일(현지시간) 영국 FTSE 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60.67포인트) 하락한 5260.19를 기록했다. 프랑스 CAC 40지수와 독일 DAX 30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2.21%(66.54포인트), 3.42%(214.09포인트) 내린 2950.47, 6050.29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급락세에는 우울한 제조업 생산 지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마킷이코노믹스는 17개 유럽 국가의 지난달 제조업 생산지수가 45.1을 기록해 지난 4월 대비 0.8포인트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럽공동체는 올해 유로존 경제가 전년 대비 0.3%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네덜란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유럽 최고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0.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독일의 제조업 경기 위축이 두드러졌다. 독일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2를 기록, 최근 3년래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유로존 재정 위기로 독일 제조업 수출이 감소하면서 제조업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PMI 수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
깊어가는 유로존 경제 불황과 예산 삭감에 따른 스페인ㆍ이탈리아의 감원 등의 영향으로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하락세를 키웠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이날 17개 유럽국가의 지난 4월 실업률이 1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95년 데이터 수집 이후 최고치로 사전 예측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10.9%로 집계된 지난 3월 실업률도 11%로 수정됐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황이 경보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유로존 제조업 경기가 지난달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난 점이 실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 수준이 1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6만9000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치(15만개)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지난 4월 비농업부문 일자리도 기존 11만5000개에서 7만7000개로 수정됐다.
민간부문 일자리도 기존 예상치 대비 절반 수준인 8만2000개 늘어나는데 그쳤고 지난달 미국 내 실업률은 8.2%를 기록, 예상치 대비 0.1% 높게 나왔다.
엘렌 젠트너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 초 강한 고용 성장세가 (이번 지표 발표로) 분명 위축 국면에 돌입했다는걸 알수 있다"며 "(경기에 대한) 고조되는 불확실한 전망 탓에 고용 계획들이 연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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