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지난 수년간 미국에서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어 왔다.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수백만명의 근로자들의 경우 임금이 줄어드는데 반해 CEO들의 연봉은 큰 폭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예외 없이 CEO들의 임금은 큰 폭으로 늘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상장된 기업 CEO들은 평균 1300만달러(153억원)를 급여 및 수당 등의 형태로 받았다. 이는 미국 일반 가정 383가구의 소득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파이낸스가 설명했다. 상장기업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CEO들의 평균소득은 960만달러로 다소 줄기는 하지만 여전히 평균적인 미국인 가계 소득과는 한참 거리고 멀다. AP는 미국 CEO중에서도 가장 많은 돈을 챙긴 사람 톱 10을 선정했다. 다음은 그들의 명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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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의 CEO 데이비드 사이먼.
지난해 미국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데이비드 사이먼이 연봉은 무려 1억3720만달러(1616억원)다. 그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CEO이기도 한데, 그의 연봉상승률은 458%다. 미국 최대의 부동산 투자, 운영 회사인 사이먼 프로퍼트 그룹은 지난해 주가가 22%가량 상승했는데, 매출은 감소했지만 향후 희망적인 기업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 2위 CBS의 CEO 레슬리 문베스
회계방식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지난해 레슬리 문베스 CEO가 받은 연봉은 6840만달러에서 6990만달러 사이로 집계된다. 어느 쪽이든 문베스의 연봉은 지난해에 비해 20% 상승했다. 미국 미디어 업계 최고 수준인 그의 연봉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너무 높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지난해 주가가 42% 올랐고, CBS가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방송국으로 손꼽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 3위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의 CEO 데이비드 자슬라브
데이비드 자슬라브 CEO는 지난해 회사로부터 5240만달러를 받았다. 2010년 연봉에 비해 23% 올랐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1월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와 오프라 윈프리가 공동 설립한 방송 OWN 설립과정에서의 그의 노력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 4위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前 CEO 샨제이 쟈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전 CEO 샨제이 자는 그의 직원들로부터 욕을 먹는 CEO로 유명했다. 그에 대한 직원들의 평점은 5점 만점에 낙제점에 해당하는 2.6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가 2010년 연봉에 비해 262% 오른 4720만달러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그의 연봉에 3배에 달하는 황금낙하산(기업 인수로 인해 CEO가 사임할 경우 거액의 퇴금금을 등을 지급해야 하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외에도 스톡옵션으로 5250만달러를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5위 비아콤의 CEO 필립 다우먼
얼핏보면 필립 다우먼은 올해 연봉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올해 연봉이 지난해에 비해 49% 줄어든 4310만달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2010년 연봉은 2009년에 비해 148.6% 올라 당시 연봉 상승률 1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억울하지도 않을 것이다. 비아콤은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 중 하나로 영화, 케이블 TV 프로그램 등을 제작하는 회사다.
◆ 6위 허니웰 인터내셔널의 CEO 데이비드 코트
데이비드 코트는 미국의 자동화기기 제조업체 허니웰의 CEO로 이 회사를 지난 10년간 이끌어왔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내놓음에 따라 전년에 비해 그의 연봉이 135% 오른 3570만달러를 받게 됐다. 그가 CEO로 있었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허니웰은 1830만달러를 로비를 위해 사용하고 969명의 직원을 해고했는데, 이 기간중 회사는 49억달러릐 이윤을 남길 수 있었고, 최고임원 5명의 급여는 15% 가량 올랐다. 이 기간 동안 허니웰은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는 채 미국 정부로부터 3400만달러를 세금 환급 명목으로 돌려받았다.
◆ 7위 월트 디즈니의 CEO 로버트 아이거
월트 디즈니의 CEO 로버트 아이거는 지난해 연봉으로 3140만달러를 받았다. 그의 연봉 상승폭은 다른 CEO들의 급여 상승폭에 비해 다소 소박한 수준인 12%였다. 데일리 파이낸스는 아이거가 받아야 할 임금보다 덜 받는 몇 안되는 CEO중의 하나라고 소개했는데, 그가 2009년 마블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추진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월트 디즈니는 올해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들로 구성된 영화 어벤져스를 내놔 흥행에 성공했다.
◆ 8위 마라톤 오일의 CEO 클래런스 카자로
지난해 클래런스 카자로 CEO는 지난해에 비해 연봉이 239% 늘어나 2990만달러를 받았다. 카자로는 법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CEO로도 유명한데, 그의 전공은 지리학이다. 그가 마라톤 오일을 맡은 이후, 회사는 해외 투자를 크게 늘려왔다. 그의 연봉이 크게 상승한 것은 부분적으로 지난해 마라톤 오일의 실적이 좋은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회사의 인센티브 시스템이 바뀌면서 연봉이 올랐기 때문이다.
◆ 9위 알테라의 CEO 존 P. 데이너
존 데이너 CEO는 2000년 이래로 줄곧 알테라의 CEO를 받아왔다. 알테라는 미국 최대의 프로그래머블반도체(PLD) 제조업체로, 세계 반도체 업체의 주요 기업 중의 한 곳으로 손꼽힌다. 데이너의 연봉은 2960만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278% 올랐다.
◆ 10위 포드 자동차의 CEO 앨런 멀러리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앨런 멀러리 CEO에게 2950만달러를 지급했다. 지난해에 비해 11% 오른 수준이다. 그는 연봉과 관련해 재밌는 일화가 있는데 경제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당시 포드가 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다면 그는 자신의 연봉으로 1달러만 받기로 했다. 하지만 포드는 미국 빅3 자동차 중에서 유일하게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지 않아 그는 그해 1360만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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