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또다시 떨어졌다. 5.10대책이 발표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추가 하락 불안감과 거래 부진이 맞물린 이유에서다. 재건축 시장의 가격 약세와 함께 서울 수도권 매매시장도 거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는 사업 속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성 매물이 출시했지만 추격 매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근본적인 사업성 개선 부재에 대한 실망감과 조합 내부 갈등이 다시 부각된 탓이다. 반면 전세시장은 윤달이 지난 후 국지적인 수요 움직임이 포착됐다. 다만 즉시 입주가 가능한 저렴한 물건을 찾는 경우가 많아 전세 가격의 변동은 많지 않았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이번주 매매시장은 전반적인 약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남(-0.11%) ▲동작(-0.06%) ▲구로(-0.05%) ▲성북(-0.05%) ▲도봉(-0.04%) ▲중(-0.04%) 등이 하락했다.
강남구는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한강변에 위치한 노후단지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개포주공1단지는 개포주공2·3단지 정비계획안 통과 후 소형비율 조정에 따른 부담과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불안심리가 커지며 출시됐던 매물가격이 추가 조정됐다. 주간 1000만~2500만원 정도 내렸다. 급매물을 제외하고 거래가 없는 압구정동 구현대1~5단지 등도 한 주간 1000만~35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광명(-0.05%) ▲부천(-0.03%) ▲용인(-0.03%) ▲인천(-0.02%) ▲고양(-0.02%) ▲수원(-0.02%) 등이 소폭 하락했다. 광명시는 거래 부진으로 소하동 신촌휴먼시아1단지, 철산동 롯데낙천대 등의 중소형이 250만~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부천시는 소형 저가매물만 간헐적으로 거래가 이뤄졌고 중동 팰리스카운티 단지 등이 100만~500만원 정도 하향 조정됐다. 용인시는 매수문의도 없고 저가매물 거래도 뜸해 공세동 호수청구, 마북동 교통마을현대홈타운 등이 250만~750만원 가량 하락했다.
전세시장 분위기는 바뀌었다. 서울은 윤달이 지나면서 주춤했던 전세수요가 국지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쌓여 있던 전세물건이 조금씩 소진되면서 전세가격 하락폭도 잦아들었다.
▲동작(0.02%) ▲은평(0.01%) 지역은 이번주에 소폭 상승했다. 동작구는 전세를 찾는 문의가 늘며 신대방동 경남아너스빌, 동작쌍떼빌 등의 전셋값이 이번주 500만~1000만원 가량 올랐다. 은평구는 싼 전세매물을 찾는 신혼부부 수요가 움직이면서 증산동 월드빌 중소형 전셋값이 500만원 정도 올랐다. 아직 전세 매물이 여유를 보이고 있는 ▲성북(-0.10%) ▲양천(-0.04%) ▲광진(-0.03%) ▲강남(-0.02%) ▲강동(-0.02%) ▲강서(-0.02%) ▲서대문(-0.02%) 등은 전셋값이 소폭 내렸다.
김은선 부동산114리서치센터 대리는 “개포주공2·3단지 영향으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금융위기 이후 가격 수준에 가까워지며 저점 매수에 대한 가능성이 엿보였다”며 “하지만 그리스 디폴트 우려와 유럽 재정위기 사태,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국내외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증폭되며 주택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세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도심 업무지구 주변이나 재건축 이주로 단기간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개발지역을 중심으로는 전세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지적인 물건 소진과 전세가격 오름세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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