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메르세데스-벤츠가 출시한 뉴 M클래스는 한마디로 남성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 모델이다. 7년만에 나온 풀체인지 모델답게 전면부에서 느껴지는 인상은 지금까지 출시된 어떤 모델보다도 강렬했다.
크게 3부분으로 나뉜 전면 흡기부 그릴과 커진 엠블럼은 당장이라고 튀어나갈 듯한 느낌을 줬다. 이전 모델보다 낮아진 루프에는 커다란 루프 스포일러가 적용돼 LED 후미등과 함께 조화를 이뤘다. 또한 리어 범퍼에 장착된 크롬 느낌의 로드 씰 가드는 새로운 '날개 디자인'으로 벤츠 특유의 역동성을 살렸다.
부산모터쇼 개막에 앞서 지난 23일 메르세대스-벤츠가 풀체인지 모델로 내놓은 뉴 M클래스를 직접 시승해봤다. 기자가 탄 모델은 ML 250 블루텍 4매틱으로 출시된 3종의 차량 중 가장 낮은 트림이었다.
시승은 푸른 부산 해운대 바다를 끼고 부산역까지 왕복하는 코스에서 이뤄졌다. 실내에서 느껴지는 엔진의 소음은 남성적인 외관과 다르게 부드럽고 조용했다. SUV라기 보다는 세단의 느낌이 강했다. 부산 앞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창문을 열었을 때 비로소 디젤차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벤츠가 고집스럽게 추구하고 있는 '듀얼 클러치'를 적용한 탓에 저속 변속 과정에서 뒤에서 끌어당기는 듯한 느낌은 기존 모델과 비슷했으나 3단 이상 고속주행시 변속의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엔진의 힘은 기대 이상이었다. 4기통 2.2리터 CDI 디젤엔진을 탑재했지만 가속 성능은 다른 동급모델보다 우수했다. 기존 M클래스 모델보다 힘이 30마력 가까이 높아진 탓이다. 제로백도 9.0초에 불과하다.
상시 4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오르막길도 거침이 없었다. 부산 최고의 데이트 장소로 알려진 달맞이길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평지에서 주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컨트롤해 안정감을 유지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안전성을 지향하는 SUV모델답게 안전사양을 꼼꼼하게 챙겼다. 9개의 에어백은 물론 타 브랜드 모델에서 보기 힘든 '베이비 시트' 고정 거치대를 마련했다. 뒷좌석 승차감을 유지하기 위해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점도 눈에 띄었다. 또한 다목적 차량에 필수적인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 등받이와 시트 쿠션을 모두 접을 경우 동급 최고인 2010리터까지 넓힐 수 있도록 설계했다.
도심연비는 아쉬웠다. 연비절감 기술을 적용해 연비를 17.8% 개선해 공인연비 11.9Km/ℓ를 실현했으나 부산 시내주행 연비는 리터당 7~8Km를 넘지 못했다. 급가속과 급정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번에 출시한 뉴 M클래스 모델 중 가장 낮은 트림인 점도 있었겠지만 인터페시아 부분과 내부 마감재가 주는 느낌도 고급감이 덜했다. 앞서 출시한 뉴 B클래스의 조작부를 그대도 옮겨놨다는 느낌과 함께 내비게이션 화면의 크기와 터치 조작의 불편함은 시승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격은 종전 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만 결코 싸지 않다. ML 250의 국내판매 가격은 7990만원. 상위 트림인 ML350과 ML 63 AMG는 각각 9240만원, 1억5090만원으로 책정됐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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