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0일 오전 8시 40분. 은행 업무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우리은행의 모든 지점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우리은행원들이 1초도 눈을 떼지 못하는 대상은 바로 TV 수상기.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갑자가 화면에 등장했다.
이 행장은 "먼데이는 무슨 데이? 스마일데이죠! 월요일은 즐거운 날입니다. 이번 주 미션입니다. 직원들과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사진기나 스마트폰 등으로 찍어서 올려주세요"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사내방송을 통해 진행 중인 '즐거운 월요일 행운을 잡아라! 시즌2'의 한 장면이다. 내달 25일까지 총 7주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시즌1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되는 것.
이 프로그램은 매주 목요일 은행업무 시작 전에 우리은행 내 방송을 통해 이 행장이 직접 전 부서와 지점 직원에게 행운미션을 알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일주일의 시간을 준 뒤 다음 주 월요일에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200여개의 부서나 지점을 선정해 간식을 배송해준다. 1천여개 지점 가운데 뽑히는 것이니, 경쟁률은 5대 1이다.
이날 시즌2의 첫 번째 미션은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리는 것이다. 지난 시즌1에선 의자 1개에 직원 4명 이상 올라 앉아 찍은 인증 사진 올리기와 우리은행 농구 경기 중 가장 골을 많이 넣은 선수는 누구인지를 맞추는 미션 등이 제시된 바 있다.
한시적인 프로그램이지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최근 다시 프로그램을 재개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시즌2를 진행하게 됐다는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 직장인들이 겪는 '월요병' 대신 오히려 월요일 출근을 기다리기까지 한다고 우리은행은 귀띔했다.
일명 '행운미션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이번 사내 방송의 아이디어를 낸 이는 바로 이 행장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행장의 첫 마디는 바로 '즐거운 일터',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은행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 행장은 은행원들의 사기와 자긍심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분위기 쇄신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직원들과의 소통 활성화를 위해 'CEO 현장 속으로'라는 시간을 전국 각지에서 진행하고 각종 건의 및 고충사항을 직접 열람해 불만 해결에 앞장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이번 프로그램은 행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이 행장의 지론"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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