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9일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에서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사진)은 정치권에서 손꼽히는 경제통이다.
그의 당선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성과물인 '경제민주화' 기조가 보다 빠르게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로 통한다. 그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수시로 접촉하는 극소수의 당내 인사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짙은 친박 성향은 이 원내대표에게 부담이기도 하다. 대선이라는 큰 게임을 앞두고 친박이라는 계파에서 스스로 탈피해 당내 계파 '교통정리'를 얼마나 원활하게 해낼지 관심이 모인다.
이 원내대표도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원내대표 수락연설에서 "제 귀는 확실히 '자연산' 소통의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여러분들께서 저를 적극 활용해주시면 더 큰 영광이 없다"면서 "여러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마음속 깊이 말씀을 듣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경북고와 서울대를 나와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옛 재무부와 대우경제연구소 등을 거쳐 16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지난 4ㆍ11총선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도전한 김부겸 민주통합당 의원을 꺾고 4선 고지에 올라 이른바 'TK(대구ㆍ경북)'의 새누리당 '맏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회원이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공약으로 내세웠을만큼 친박 성향이 짙다.
이런 탓에 당 안팎에선 '이한구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박근혜 위원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오는 15일 열리는 당 대표 경선 또한 친박 인사들의 우위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한구 의원은 원내 지도자라기보다는 박근혜 위원장의 경제 보좌역으로서의 이미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당의 계보나 계파를 비판해온 개혁ㆍ중립 성향의 의원들은 "더 이상 친이 얘기도 친박 얘기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선공후사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이 원내대표의 경선 모두발언이 꼭 지켜지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원내대표와 손을 잡은 진영 신임 정책위의장은 판사 출신으로 17대 국회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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