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콘덴싱 순간식 온수기·러 가스보일러 점유율 1위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경동나비엔(대표 최재범)이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기술력을 무기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것이다. 이 회사가 내건 목표는 '10년 내 글로벌 톱3'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수출액은 1107억원으로 총 매출(3182억원) 대비 35%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7년 230억원(13%)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총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늘어나며 내수형 기업에서 수출형 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1992년 중국 법인을 설립할 때부터 우리는 수출에 방점을 찍어 왔다"며 "이제 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해외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만만치 않다. 미국 시장에선 콘덴싱 순간식 온수기 1위 및 가스온수기 2위, 러시아에선 가스보일러 시장 점유율 1위다. 특히 러시아는 지난 2009년 진출한 지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보일러 및 가스온수기 전체 수출액의 73%를 차지했다. 업계 총 수출의 절반 이상을 홀로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비결은 역시 기술력이다. 경동나비엔은 온수 생산 과정을 개선해 효율성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린 콘덴싱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의 비영리단체가 선정한 순간식 가스온수기 부문 1위에 선정됐다. 최재범 대표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1억불 수출 탑을 받은 데는 북미 시장의 성과가 밑거름이 됐다"며 "콘덴싱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에 일본 업체가 선점하고 있던 북미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최 대표가 겨냥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지난 1992년 진출 후 20년이 지난 지금 성과를 보일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경동나비엔은 중국 현지 맞춤형 가스보일러를 중심으로 기름보일러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중국 북경에서 열린 냉난방 국제 전시회에 참가한 최 대표는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시장은 유럽 등 글로벌 보일러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한 곳"이라며 "중국에서 20년 가까이 다져온 입지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현지에 맞는 제품을 다양하게 갖춰 시장을 확대해 가겠다"고 자신했다.
업계는 경동나비엔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이미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한 만큼 업계의 고질적인 매출 정체를 탈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보일러 기술은 미래 에너지원의 고갈에 대응하는 한편,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경동나비엔은 향후 세계일류 녹색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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