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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넘어진 풍림산업.. 돈줄 꽉 막힌 중견들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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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구조조정 앞두고 채권은행 상환 압박 강도 더해 "생존이 기적"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워크아웃으로 기업개선작업이 진행되던 풍림산업이 2일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주택시장 침체와 채권단인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금 상환에 대한 이견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중견 건설업체들은 비상이다. 풍림산업처럼 PF자금이 묶인 곳들이 허다하다. 조만간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저축은행을 통한 PF도 상당수에 달하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증가 등으로 금융권의 주택관련 자금상환에 대한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관리行, 왜?= "어쩔 수 없었다. 자산도 매각하는 중이었고 공동시행으로 주택사업도 계속 하는 중이었는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열심히 해서 조기에 졸업하겠다." 2일 법정관리 신청을 하러 가는 길에 풍림산업 직원은 여전히 의욕이 넘쳤다. 한때 시공능력순위 10위권에 오르는 등 건설산업 역사를 써왔다는 자부심이 작용한 듯 했다.


아파트 브랜드 '풍림 아이원'으로 잘 알려진 풍림산업은 그러나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다 금융위기를 맞으며 정상궤도에서 이탈했다. 특히 최근 분양대금 계좌를 관리하는 채권단 은행들이 대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부도를 피하지 못하는 처지에서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풍림산업은 인천 청라지구 '풍림 엑슬루타워'와 충남 당진 '풍림아이원' 공사비 807억원을 받아 협력업체에 지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채권은행들이 대금 지급을 거부, 기업어음(CP) 423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법원은 앞으로 최소 3개월간의 실사를 거쳐 풍림산업의 회생이나 파산을 결정하게 된다.


풍림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풍림산업은 지난 2009년부터 건실하게 워크아웃을 수행 중이었는데, 일부 농협 등 PF취급기관의 형평성 문제제기로 사태가 악화됐다"며 "현재 많은 금액을 회수한 PF취급기관들의 손실은 없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부도 '도미노'되나= 문제는 풍림산업과 비슷한 건설사들이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음 순서로 우림건설이 될 것이라는 등 업계 안팎에서는 뒤숭숭한 소문이 돌아다니고 있다. 우림건설은 지난해 17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당장 채권은행의 추가 도움 없이는 자체 회생이 어려운 입장이다. 미분양 아파트 할인과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정상화를 시도했으나 대규모 손실을 면치 못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서 3차 신규자금 지원안을 부결시켜 회생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림건설뿐 아니라 지난해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낸 중견 건설업체들이 적잖다. 상위 150개 건설사 가운데 30개사가 워크아웃을 진행중이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중견사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침체한 주택 시장과 금융권의 돈줄 죄기 관행 등에서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중견사들의 도미노식 부도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경색될까 우려= 건설업계는 금융권의 무리한 대출 회수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부실 건설사가 퇴출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출금 조기회수에 나설 경우 멀쩡한 기업도 현금흐름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기관이 PF 자금과 이자상황 등을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형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느라 다 지쳐있는 데 은행에서 상환 압박이 들어와 더 버티기 힘들다는 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매출액의 40% 이상 되는 중견업체들이 가장 위험하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건설업계는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공공공사 발주물량 감소, 중동사태와 일본 대지진으로 비롯된 대외 환경 악화 등의 '3중고'에 시달리며 체력이 약해진 상태다. '돈줄'을 바짝 죌 경우 줄도산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부도 건설사가 늘어날 경우 건설ㆍ주택 공급시장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범 정부 차원의 신속한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ㆍ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과감한 결단과 선택이 없이는 현재의 '건설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공공 부문 건설 투자 확대, 금융당국의 융통성 있는 PF운용,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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