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풍림아이원'이라는 주택 브랜드로 잘 알려진 풍림산업이 2일 오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풍림산업이 법원 허가없이 재산처분 또는 채무변제를 할 수 없도록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채권자들 역시 풍림산업에 대해 가압류나 가처분, 강제집행도 할 수 없게 됐다.
시공능력순위 30위인 풍림산업은 1954년 창립 이래 주택시장을 비롯해 토목, 건축 시장의 굵직한 공사에 참여해왔다. 국내 뿐 아니라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의 플랜트 사업으로까지 확장, 국내 중견기업의 입지를 다져왔다. 한때 10위권 시공능력순위에 올라 높은 위상을 실감케 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9년 건설경기 침체기를 맞으며 워크아웃에 들어간 풍림산업은 지난해 워크아웃 졸업을 2년간 연기했다.
풍림산업이 법정관리를 선택하게 된 주요 원인은 지난달 30일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CP) 437억원을 갚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서다. 이로인해 1차 부도를 냈다. 2일 오후 3시 만기도래하는 CP 437억원을 상환하지 못하면 최종 부도를 맞게 될 위기였다.
당초 풍림산업은 시행사로부터 인천 청라지구의 주상복합 '풍림 엑슬루타워'와 충남 당진의 아파트 '풍림아이원'에 대한 공사비 807억원을 받아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분양대금 계좌를 관리하는 농협과 국민은행이 공사대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자금이 막혔다.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신규 자금 형태로 대금을 지급하고 분양대금을 농협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합의했지만 국민은행과 농협이 이를 거부하면서 자금지원이 무산됐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2일 이른 아침부터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자금집행까지 2주일이 소요돼 시간적으로 여유가 부족하다"며 "부도를 막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말 기준 풍림산업의 금융권 채무액은 우리, 신한, 하나 은행 등 7개 은행으로부터 6305억원의 채무가 있다. 자산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을 계속 해왔으며 역삼동 사옥과 인재교육원, 조치원공장, 제주 및 청평 콘도 등 1890억원의 매각을 예정하고 있다.
작년말 수주잔고는 4조2973억원으로 올해 수주목표는 9000억원이며 매출계획은 6500억원으로 세웠다.
한편, 풍림산업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주채권 은행 관계자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채권 은행들이 기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했으나 국민은행과 농협측에서 대금 지급에 대해 완강했다"며 "오늘 자정까지도 사태 해결을 위해 입금계 시간을 연장했었다"고 말했다.
법정관리 절차는 법원에서 신청이 들어온 뒤 3일 이내 보전처분을 마무리하고 30일 이내에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에서 법정관리 절차를 개시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채권과 기업가치 조사 과정을 거쳐 5개월 안에 1차 회생계획안이 제출된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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