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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인연에 엮인 '정준양 고리'…코꿰인 채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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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유탄 맞은 포스코에 무슨 일이.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바람 잘 날 없는 포스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일 검찰에 소환되면서 포스코와 정권 실세들 간 의혹의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 측근 비리에 단골메뉴로 등장해 온 포스코는 이번에도 루머로만 끝난 과거의 사례처럼 바람만 분 뒤 종결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관련 인물이 포스코가 소재한 포항 지역과 깊은 관계가 있는 데다 의혹들이 한꺼번에 구체적으로 터지고 있어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임직원들로서는 좌불안석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포스코와 정권실세간의 연결고리 의혹은 크게 네가지다.

포스코는 지난 2008년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38개 계열사를 편입했는데 이 과정에 정권 실세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특혜 수직계열화와 무관하거나 본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의 무리한 인수가 경영약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는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 박 전 차관 등 이명박 정부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파이시티 사건의 핵심 배후로 포스코가 부각되는 이유도 박 전 차관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의 '인연' 때문이다.


2009년 정 회장이 포스코 회장으로 선임될 때 박 전 차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함께 인사에 개입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당시 박 전 차관이 이구택 포스코 회장을 만나 차기 회장 인사에 대해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전 회장은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갑자기 물러났다. 이 때문에 외압설이 끊이지 않았다. 정 회장 재선임 때도 이 같은 논란이 재현됐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정준양 회장이 선임됐다"며 "사전에 정해져 있었다면 경선을 통해 2차까지 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ㆍ박원순ㆍ제프리 존스 등이 당시 포스코 사외이사로 있었는데 외압을 순순히 받아들일 리 있었겠냐"며 "정권 실세들과의 연루 의혹들이 불거질 때마다 진실로 밝혀진 적은 한번도 없고 기업이미지만 나빠진다"고 토로했다. 한마디로 억울하다는 것이다.


박 전 차관이 수수한 돈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이 포스코 협력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점도 포스코에 의혹의 눈길이 쏟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제이엔테크 매출은 3년 만에 8배 이상 뛰었고 포스코 관련 매출 비중도 7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업계 및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박 전 차관과 친분 때문에 포스코가 이 회장에게 물량을 몰아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 남구 울릉군에서 중앙위원을 지낸 이 회장은 포항고 총동창회장과 프로축구팀 포항스틸러스 후원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내 거물 기업인으로 포스코 및 포스코건설과 주로 거래했다.


이 역시 포스코는 정상적인 거래일 뿐 개인적인 인연이나 외압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파이시티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서 단독으로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올 3월 최종적으로 시공권을 따낸 포스코건설에 대해서도 업계는 채권은행과 포스코건설이 사전에 합의를 해 선정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다른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단독으로 응찰했을 뿐 특혜를 받은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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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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