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기아자동차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판매가 78% 늘어나면서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 브랜드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보도했다.
기아자동차의 미국 판매는 지난해 36%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3월까지 32%가 늘어났다. 이 추세가 계속 될 경우 기아자동차는 올해 미국에서 55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8년 당시 27만3397대를 판매한 것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들이 미국내 자동차 판매가 15%늘어나, 올해 65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들어 미국에서는 경차 판매가 13%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의 계열사라는 점을 소개하면서 두 회사가 체어맨의 플랫폼 및 동력발생과 전달장치 등을 공유하는 등 협력관계를 이루고 있지만, 동시에 두 회사는 동일한 시장과 동일한 자원을 대상으로 경쟁을 벌이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통신은 현대자동차 구매자의 경우 혼다, 도요타, 포드 등도 구매리스트에 올려 같이 검토하지만 기아자동차 구매자는 현대자동차를 구매희망 차종으로 올려, 양쪽 구매 계층 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직 비전의 조사에 따르면 신차 구매자의 20% 가량이 현대자동차를 구매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관에 따르면 20%라는 수치는 도요타나 포드, 혼다와 같은 자동차의 메인이냐 아니냐를 구분하는 경계선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현대차는 20%를 넘어섰다는 것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한 자동차 회사의 지위를 획득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에 비해 기아자동차는 신차 구매자의 9%가량만이 구매를 고려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신차 구매자 중의 41%가 도요타 자동차 구매를 검토했으며, 37%가 혼다 자동차 구매를 고려했고, 포드자동차는 35%의 소비자가 구매를 생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도요타 구매자 중 16% 정도가 현대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사이에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아자동차는 9.6% 정도의 소비자가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두 회사 모두는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두 시장 모두 기아자동차가 현대차에 한발 뒤지고 있다. 통신은 기아자동차에 대한 인지도 부족으로 브랜드 잠재력이 위축되면서 자동차 회사는 동종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고 전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오토데이타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평균적으로 자동차 구매에 대한 장려금을 26%줄여 823달러 지급하는데 비해 기아자동차는 자동차 가격의 평균 8.5% 수준인 1677달러를 할인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기아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은 현대자동차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페어필드시에 살고 있는 크리스 퍼거슨은 "기아 자동차가 첫번째로 대화의 소재가 되거나 구매 희망 차종이 되는 일은 없었다"면서 자신은 1년전에 기아의 포르테 콤팩트 대신 현대자동차의 포르테 콤팩트를 구매했다. 그는 "그는 기아자동차가 나쁜 자동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기아자동차가 마치 현대자동차의 알뜰모델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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