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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빠진 스페인 구제금융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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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실업,재정난,신용경색 악순환으로 익사할 지경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유럽 4대 경제대국인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위기를 맞이 하고 있다.


스페인은 주택시장 거품 붕괴와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의 여파로 3년사이에 두 번째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고 민간 수요가 위축돼 경제가 더 침체에 빠져드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밖으로는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대외 차입 비용이늘어나고 있다. 경기침체는 실업증가와 이에 따른 담보대출 상환 지연 등으로 스페인 금융시스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스페인 경제상황은 실업률 통계가 대변해준다. 28일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스페인 통계청은 1.4분기중 스페인 실업자가 36만7000명이 증가해 564만명으로 늘어났다고 27일 밝혔다. 실업률은 지난해 4.4분기 22.9%에서 24.4%로 높아졌다. 국민 넷중 한명이 실업자인 셈이다.

특히 25세 이하의 실업률은 48.5%에서 52%로 상승했다. 2중 한명 이상의 꼴로 실업자다.


문제는 경기침체로 올해 실업률이 지난 1994년 4.4분기(24.55%) 기록을 깨고 사상 최고치인 25%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다.


564만명이 실업자라는 것은 이들이 소비할 돈도, 세금을 낼 돈도 없으며,담보대출금을 갚을 수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 소식은 기업에 좋지 않은 소식이며,재정적자를 감축해야 하는 정부에도 나쁜 소식이며, 국채를 사들이면서 정부에 돈을 대는 은행에도 나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악재가 악재를 낳는 이른 바 ‘폭포효과’(cascade effect)가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침체속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의 악성 조합이 낳은 결과물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26일 스페인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2단계 강등킨 것도 이같은 상황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S&P는 성장이 둔화하거나 개혁조치를 완화하면 등급을 추가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스페인 정부를 압박했다.


마르코 마르스니크 S&P 국장은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스페인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6%로 정해진 재정적자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신용등급 강등이유를 설명했다.


국제금융시장도 스페인에 등을 돌리는 형국이다. 10년물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27일 5.93%로 전날 종가보다 0.13%포인트 상승해 시장에서 이른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6%에 근접했다. 국가부도 지표인 5년물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금리도 4.86%포인트로 벌어졌다.


스페인 정부는 불만이 가득하다. 재정적자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와 금융시장 쇄신 방안 등 경제개혁 조치를 단행했는데 S&P가 단기결과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정부는 첫눈에는 환자에게 좋아보이지 않지만 장기 회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혹독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폭포효과’에 따라 익사할 지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부실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은 민간대출을 꺼리고 국채매입에만 열을 올리는 탓에 민간으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스페인이 그리스나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이 유럽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3자로부터 받아들인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아니더라도 취약한 은행에 대한 소규모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만큼 부실화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IMF가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스페인의 취약한 은행을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IMF는 스페인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최대은행을 포함해 스페인은행들은 자본을 증액하고 지배구조를개선하기 위한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대’은행은 다름아는 7개 금융시스템상 중요한 저축은행 연합이자 지난해 주식시장에 상장된 ‘방키아’(Bankia)를 말하는 데 전문가들은 스페인 금융시장의 취약한 연결고리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 안팎에서는 방키아의 악성대출과 다른 자산을 ‘배드뱅크’에 인수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제금융 규모는 최대 2000억 유로에서부터 500억 유로나 1000억 유로면 족하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유럽의 ‘자살협약’(suicide pact)이라고 꼬집어온 영국 런던정경대의 루이스 가리카노 경제학교수는 “스페인은 GDP의 3%로 재정적자 목표를 맞추는 시기를 2013년에서 2015년으로 2년 더 유예해야 한다”면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배드뱅크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스페인의 시장접근이 완전 동결되는 전면적인 3자 구제금융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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