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자유구역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전 심사제 도입...외국 카지노 자본들 서류 만으로 엄청난 이권 달린 카지노 면허 획득 가능해져...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 설립 탄력받을 듯...우려 높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정부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에 대한 사전 심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인천 영종도 등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복합 리조트 사업을 활성화시킨다는 명목이 오히려 사행 산업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정부는 26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복합리조트ㆍ외국병원 등에 대한 사전심사제 도입과 해외진출 기업 국내복귀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국내투자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 방안은 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에 투자하려는 외국인들이 실제 투자를 하지 않아도 사전 서류 심사를 통해 예비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현재는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를 설치하려면 먼저 3억 달러(총 5억 달러 이상)를 투자해 특급 호텔ㆍ국제회의시설을 갖춰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카지노 면허도 얻기 전에 거액을 투자하라는 것은 무리"라며 불만을 표출해 왔다.
이에 따라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복합 리조트 설립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들어 오카다 홀딩스ㆍ시저스 엔터테인먼트사ㆍMGMㆍ윈리조트ㆍ샌즈 그룹 , 마카오 카지노 등 미ㆍ일ㆍ중의 거대 도박 자본들이 한국을 오가며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후보지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 지구(영종도)와 부산경제자유구역 등이다. 특히 영종도의 경우 시저스 엔터테인먼트사ㆍ오카다 홀딩스 등이 이미 인천시ㆍ인천공항공사와 MOU를 체결한 후 구체적인 투자를 위해 토지 가격 등을 협상 중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와의 협상에서 투자 리스크를 줄여달라는 요구가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사전심사제 도입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내 복합리조트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자칫 도박 중독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제2의 강원랜드가 전국 6대 경제자유구역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정부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허용하겠다지만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싱가포르의 사례만 보더라도 카지노는 성매매 등 유흥업의 발달이 필수적인데, 영종도가 하나의 거대한 도박ㆍ성매매ㆍ유흥 산업 특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에 대한 제재 방안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한 인천시의원은 "서류 심사만으로 엄청난 이권을 달린 카지노 면허권을 손에쥐어 준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투자자가 약속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면허를 박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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