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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인민군 80주년, 차분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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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 인민군 80주년 기념일인 25일, 북한이 당초 예상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날은 김정은 당 제1비서의 권력승계를 위한 당대표자회(11일)와 최고인민회의(13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15일) 등과 함께 4월 정치이벤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대대적인 행사나 선전활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진행하던 행사도 하지 않을 만큼 조용한 분위기 속에 '기념일'을 보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24일 평양체육관에서 '영웅적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이 있으라'라는 대규모 공연이 있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등 당ㆍ정ㆍ군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지만 김정은은 참석하지 않았다.


군부와 관련된 행사엔 빠짐없이 진행됐던 열병식은 25일 당일엔 열리지 않았다. 대신 조선중앙TV 등은 지난 15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군 열병식을 재방송했다. 북한은 지난 1992년, 2002년 각각 60주년, 7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군 열병식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해마다 있었던 중앙보고대회는 개최 여부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당국은 "인민군 80주년 기념일이지만 오전까지 북한 내부에 특별한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성명이나 담화 등을 통한 대남비방도 특별한 징후가 없다. 북한은 최근 며칠간 외무성ㆍ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로 이명박 대통령 등에게 강도 높은 비난과 무력도발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내 왔기에 이날 역시 일련의 신호를 보낼 것으로 전망됐었다.


북한이 당초 예상과 달리 군 기념일을 조용히 보내는 건 대내외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ㆍ김일성 100회 생일 등 최고지도자를 위한 '축포' 성격의 장거리 로켓발사가 실패로 끝난데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강력한 추가제재를 엄포한 상황이다. 최근 열병식에서 공개한 미사일이 가짜라는 논란에 휩싸인 점이나 최근 연이은 정치행사로 물리적 여력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내에서 군부는 막강한 위상을 갖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이어진 선군(先軍)정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김정은이 공개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2010년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처음 단 직함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었으며, 김정일 사후 가장 먼저 물려받은 자리도 '인민군 최고사령관'이었다.


각종 사료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은 정권 수립 몇달 전인 1948년 2월 편성ㆍ창건됐다. 그럼에도 올해를 80주년이라 칭하는 이유는 김일성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20살인 1932년 4월 25일 항일빨치산 활동을 위해 인민군을 조직했다며, 70년대부터 이날을 기념일로 지정해 이어오고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연구원은 "혁명지도자가 군부를 창설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북한이 과거를 조작하는 건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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