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네덜란드 정부가 예산안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1일(현지시간) 마르크 뤼트 네덜란드 총리가 이날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스 대표와 예산 협상에 실패한 후 조기 총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뤼트 총리는 네덜란드의 재정적자 비율을 유럽연합(EU)이 정한 상한선인 3% 이내로 낮추기 위해 연간 예산을 140억~160억유로 가량 줄이려 했다. 이를 위해 빌더스 대표와 만남을 가졌으나 빌더스 대표는 뤼트 총리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뤼트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과 기독민주당 연립 정권은 2010년 10월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국 운영을 하고 있는 뤼트 총리는 소수당인 자유당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합의 실패 후 뤼트 총리는 "지금 선거가 예상되고 있다"며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의회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유로존 17개 회원국 중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는 4개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 높아지는 정부와 가계 부채 비율 등을 이유로 네덜란드 신용등급이 위태롭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또 다른 신용평가사 피치는 오는 6월 등급 평가 위원회를 열어 네덜란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현재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는 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할 수 있는 사전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셈이다.
씨티그룹도 지난달 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5위 경제국인 네덜란드가 더 이상 유로존 핵심국가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씨티그룹의 위르겐 미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 재진입, 국채 금리 상승 등을 이유로 네덜란드를 더 이상 핵심국가로 다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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