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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게스트와 토크쇼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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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게스트와 토크쇼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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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SBS 밤 11시 15분
솔직한 게스트는 좋은 토크쇼를 만든다. 과거의 실수들과 파파라치 사진이 찍혀 공개하게 된 연애를 거침없이 털어 놓은 이효리는 그래서 토크쇼를 위한 흥미로운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가창력 논란, 태도 불량 등 진행자가 언급하기에도 무거운 주제들을 담담하게 인정하면서도 그것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그녀의 화술은 자극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진심을 담고 있기에 집중을 유발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톱스타라 칭하고, 문장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방송에 부적합한 단어를 섞어 넣기도 하지만 그런 이효리의 모습은 결코 오만하거나 서투른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알면서 그것을 자신이 말하고 싶은 목소리에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털털하면서 솔직하고 그러면서도 은근히 철 든 여자라는 현재의 이효리를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과오를 드러내고 도려내야 하는 것을 이해하는 그녀의 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얻기 위해서는 잃을 것을 내 주어야 하는 게임의 법칙을 이효리는 본능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힐링캠프>의 제작진은 그러한 이효리의 토크 게임을 아슬아슬하지만 위태롭지 않게 잘 다듬어 낸다. ‘이발소집 막내딸’이라는 그녀의 유년기를 노골적으로 활용한 오프닝은 연예인 이전의 이효리를 정리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었고, 장소의 이동은 인물의 역사와 함께 흐름을 만들어 간다. 이야기의 주도권을 가능한 이효리에게 넘겨주고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릴 줄 아는 진행자들 역시 노련한 호흡이 돋보인다. 특히 다시 만난 이상순에게서 좋은 점을 발견했다는 이효리의 말에서 “(그동안) 효리 씨가 좋은 사람이 되었으니까요”라고 숨어있는 답을 발견한 김제동은 모처럼 사려 깊은 특유의 솜씨를 드러냈다. 그래서 다음 주 방송에 대한 궁금증은 커졌으나, 오늘 방송만으로도 충분히 현재의 이효리를 알 수 있는 어제의 <힐링캠프>를 그저 전반부라고 부를 수 없다. 이미 그녀의 말투와 단어 속에 이효리의 사랑이, 인생이, 오늘이 들어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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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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