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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 아직도 스탠바이 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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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 아직도 스탠바이 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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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 5회 MBC 저녁 7시 45분
<스탠바이>는 시트콤보다는 가벼운 연속극이라는 분류가 어울릴 법한 작품이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에피소드보다는 매회 연속적으로 전개되는 스토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인물들을 한 공간 안으로 불러들이는 속도 또한 느리다. 어제 방송에서는 사고로 엄마를 잃고 찜질방에서 생활하던 시완(임시완)이 진행(류진)의 집에 들어오면서 마침내 주요 인물들이 모두 중심 무대에 모였다. 동시에 서로 부대끼며 화학작용을 일으킬 관계의 화살표 또한 다양하게 확장됐다. 시완은 자신을 마지못해 받아들인 진행의 아버지 정우(최정우)로부터 미움 받는 손자인 동시에, 앞집 사는 수현(김수현)의 동생 경표(고경표)를 간단히 제압하는 친구가 됐다. 또한, 진행을 짝사랑하는 수현은 시완을 대하기가 껄끄럽다. 지금껏 느린 전개 속에서 각자의 캐릭터가 탄탄하게 구축됐기에, <스탠바이>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관계에서 빚어지는 문제를 쉽게 납득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스탠바이>의 매력은 느린 호흡 속에서도 시트콤 특유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는데 있다. <스탠바이>는 각각의 관계가 가진 특징을 영리하게 이용해 캐릭터에 자연스레 녹여낸다. 정우가 시완을 데리고 살겠다는 진행에게 “난 세계 최초로 자식 이기는 부모가 될 거다”라며 정리된 속옷을 헤집어 놓고 그의 결벽증을 자극하는 장면이 대표적인 예다.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의 리듬 역시 뛰어나다. “소녀시대 들어? 티아라? 뭐야, 국어 강의잖아” “수학 강의야” “너 나 공부 못한다고 무시하냐?” “공부 못하는 거 몰랐는데”로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경표와 시완의 대화는 두 소년의 차이점을 부각시키며 평범한 장면에 생기를 부여한다. 이는 꼭 엉뚱하거나 특이한 에피소드가 없어도, 캐릭터에 대한 통찰력이나 잘 쓰인 대사만으로 시트콤의 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정도면 매일 저녁 TV 앞에서 스탠바이 할 만한 가치가 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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