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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채우는 '치유의 나라'...지상낙원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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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고 채우는 '치유의 나라'...지상낙원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수도 비엔티안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방비엥은 '소계림'이라고 불릴 정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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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방비엥·비엔티안(라오스)=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길에서 만나는 라오스민들은 수줍게 웃는다. '싸바잇디' 인사를 건네면 붉어진 얼굴을 감싸며 먼저 미소로 답한다. 라오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꽃, 독잠파의 은은한 향과도 닮았다.

때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에서 여행자들은 진정한 치유를 받고 돌아간다. 켜켜이 겹쳐진 산과 그 속을 흐르는 물줄기. 막을 걷어 올리듯 그 속으로 들어가다보면 잔잔한 강물소리는 어느덧 위로의 말처럼, 괜찮다, 괜찮다 그렇게 흐른다. 그제서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이기심과 욕심을 버리고 또 다른 채움을 얻는다. 비워야 다시 채울수 있다는 소중한 깨달음도 그 하나다.


비움의 시작은 분명 '사원의 도시' 루앙프라방이다. 매일 새벽이면 이곳에서 비움이 시작된다. 해가 채 뜨기도 전 불교신도들은 길에서 무릎을 꿇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새벽내음과 함께 다가오는 이들은 황갈색 장삼을 걸친 수도승들. 신도들은 미리 준비한 그릇속의 음식을 수도승의 발우에 떠 넣는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그릇을 비우고, 다른 이들을 채운다. 이것이 탁발이다.

비우고 채우는 '치유의 나라'...지상낙원 라오스 라오스민들에게 탁발은 매일 새벽 치르는 의식이자 곧 생활 그자체다. 신도들은 미리 준비한 그릇속의 음식을 수도승의 발우에 떠 넣는다

탁발은 루앙프라방의 대표적인 볼거리로도 꼽힌다.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도 종교를 막론해 이 같은 의식에 동참한다. 라오스민들에게 매일같이 치르는 생활 그 자체지만 관광객들에게는 비움의 시작인 셈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묻는다. 나는 이 여행에서 무엇을 비우고, 또 무엇을 채울 것인가.


비우고 채우는 '치유의 나라'...지상낙원 라오스 루앙프라방 박물관에서는 란쌍왕조의 번영을 엿볼 수 있다.

루앙은 거대한, 프라방은 불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사원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도시 자체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은 손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과 고고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도시다. 1975년 공산국가가 되기 전까지 800년간 란쌍 왕조의 수도이기도 했다.


루앙프라방의 또 다른 대표적 볼거리는 루앙프라방박물관과 왓시엠통이다. 루앙프라방 박물관은 라오스 '란쌍왕조'의 마지막 왕이 머물던 왕궁으로 란쌍왕조의 번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유리 모자이크가 유명한 사원, 왓시엠통은 1560년대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빛을 발할 때마다 장관을 연출한다.


해질 무렵, 관광객들은 푸시 언덕으로 발걸음한다. 328개의 계단을 하나하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올라갈 때마다 또 다른 부처를 만나게 되는 곳이다. 월화수목금토일 요일별 부처를 만날 때마다, 매일 부처의 마음을 떠올리며 생활하는 라오스민들의 마음에도 가까워진다.


숨이 찰 무렵 도착한 언덕의 정상에서는 루앙프라방 시내를 한눈에 볼수 있다. 잔잔히 흐르는 메콩강으로 떨어지는 일몰과 아름다운 시내 전경에 순간 숨이 멎어버린다.


도시 자체가 하나의 사원인 루앙프라방이지만 조금만 떨어지면 또 다른 낙원을 만날 수 있다. 차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한 광시폭포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빼먹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비우고 채우는 '치유의 나라'...지상낙원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광시폭포. 아래쪽 폭포에서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수풀 우림속을 한 겹 걷어 들어가면 푸른 보석을 쏟아놓은 듯 한 빛의 폭포를 만날 수 있다. 그 영롱함에 취해있기도 잠시. 마치 타잔이 된 듯 나무줄기를 타고 그 속으로 다이빙하는 서양인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신발을 벗게 된다. 동양인 관광객이나 현지인보다는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건기에도 폭포수는 콸콸 넘친다.


루앙프라방에서 수도 비엔티안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방비엥은 마을 전체를 돌아보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작은 도시지만, '소계림'이라고 불릴 정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라오스를 여행하는 이들은 루앙프라방, 방비엥, 비엔티안 3개 도시를 함께 찾곤 한다. 비엔티안에서 차로 4시간, 루앙프라방에서는 무려 7시간. 울퉁불퉁 산길을 긴시간 차를 타고 돌고 도는 것이 지치기도 하지만, 일곱시간의 버스탑승조차 여행의 묘미로 느끼게 하는 멋이 있는 곳이다.

비우고 채우는 '치유의 나라'...지상낙원 라오스 방비엥을 가로지르는 쏭강의 물살은 카약 등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좋다.


마을을 관통해 흐르는 강을 따라서 겹겹이 절경이다.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그 아름다운 풍경에 하루 이틀 머무를 심산으로 이곳을 찾은 이들은 쉽게 다시 짐을 싸지 못한다. 두명이 겨우 타는 조각배에 몸을 싣고 강줄기를 따라 상류로 가노라면 선선해진 바람과 잔잔한 물살이 따스한 위로의 말처럼 감싸 안는다.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라오스민들은 이방인의 반가운 인사에 수줍음으로 답한다. 빨래를 하는 여인들, 몸을 씻는 아이들. 모두가 자연과 어우러져 그렇게 오늘을 살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은 지역으로 가면 또 다른 방비엥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짧은 자유를 꿈꾸며 배낭하나를 들고 이 곳을 찾은 젊은이들은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채 물속에 다이빙하고 또 춤을 춘다. 쏭강의 물살은 카약을 즐기기에도 좋다. 관광객들은 튜브를 타고 강물을 동동 떠내려가는 튜빙, 튜브와 줄 하나에 의지해 동굴 속에 들어가는 동굴탐험, 방비엥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열기구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긴다.


비우고 채우는 '치유의 나라'...지상낙원 라오스 석가모니의 머리카락과 사리 등을 보관하고 있는 비엔티안의 탓루앙에는 성지순례를 하는 이들의 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수도인 비엔티안은 대부분 라오스 관광의 마지막 장소로 남겨둔다. 석가모니의 머리카락과 사리 등을 보관하고 있는 탓루앙에는 성지순례를 하는 이들의 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성지이자 라오스민들의 자존심이라 평가되는 곳이다. 탑 주변을 세바퀴 돌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비엔티안에도 개선문이 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라오스가 파리의 개선문을 본 따 또 다른 개선문을 만들었다는 점은 아이러니기도 하다. 중심가에 위치한 파투사이는 1960년대 라오스 전사를 기린 기녑탑이다. 미국에서 공항 활주로 건설에 쓰라고 보낸 시멘트로 기념탑을 만들었다.


라오스민들은 어느 것 하나 인상 쓰거나 큰 소리 내는 법이 없다.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 인상을 찌푸리다가도 눈앞 현지인들의 순박한 미소에 나도 모르게 따라 웃게 된다. 조금 불편해도, 조금 느려도, 조금 가난해도 이들은 행복하다. 욕심을 비우고 오늘의 행복을 사는 이들이 삶을 꾸려가는 곳. 행복은 찾는 것이 아니라 택하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진에어가 지난달 인천~비엔티안 정기노선을 취항하며 한국에서 라오스로 바로 가는 직항노선이 생겼다. 그동안은 태국, 베트남 등을 거쳐야만 했다. 진에어의 직항 노선은 매주 수, 토요일 오후 6시(현지시간) 인천공항에서 출발하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수, 토요일 오후 11시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인천발 노선은 5시간40분, 비엔티안발 노선은 4시간40분가량 소요된다. 한국인은 15일간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라오스의 공식화페는 킵이다. 태국 바트화와 미국 달러도 통용되므로 한국에서는 바트화 또는 달러로 환전해 현지에서 소액만 킵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루앙프라방·방비엥·비엔티안(라오스)=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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