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대변인 "사실관계 확인 뒤 당 입장 정할 것"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의 쇄신ㆍ개혁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4ㆍ11총선에서 각각 성추문ㆍ표절 파문을 일으킨 김형태 당선자(경북 포항 남ㆍ울릉, 사진 왼쪽)와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 사진 오른쪽)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다.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13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주 월요일 비대위 회의 때 김ㆍ문 당선자의 출당 문제가 안건으로 상정될 것"이라면서 "비대위원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있다"고 했다. 이 비대위원은 전날 한 방송에서 두 당선자의 출당을 처음 주장했다.
물론 이 비대위원의 주장이 곧장 출당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대위원의 주장이 중요한 건 만약 새누리당이 김ㆍ문 당선자를 출당시킬 경우 국회 과반 의석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과반 의석을 포기하면서까지 쇄신ㆍ개혁의 기조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를 평가받게 된다는 얘기다. 이는 향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권 가도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와 관련, 이상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김 당선자의 성추문 파문에 대해 "당사자들 사이에서 완전히 상반된 주장이 나오며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나서 당의 입장을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문 당선자의 표절 파문에 대해서는 "현재 국민대에서 논의 중에 있다"면서 "대학에서 최종 결론이 나오는 것을 보고 당의 입장을 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김 당선자 동생(사망)의 아내 최모씨는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뒤인 2002년 5월 김형태씨가 아들의 장학금 문제를 논의하자며 오피스텔로 불러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김 당선자의 육성으로 추정되는 녹취록도 공개했다. 김 당선자는 KBS 정치부장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김 당선자는 12일 밤 KBS 기자들에게 "저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달라. 사실 여부는 곧 밝혀질 것"이라며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 당선자는 2007년 8월 국민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때 제출한 '12주간 PNF운동이 태권도 선수들의 유연성 및 등속성, 각근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이 표절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발빠르게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12일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당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박 위원장은 당 지도부 구성 문제와 관련해 원내ㆍ외 주요 관계자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5월 초나 중순에 열릴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은 당 대표다. 박 위원장 중심의 '대권팀'이나 다름 없는 지도부를 진두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박계 강창희 의원(6선ㆍ대전 중구 당선자),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김무성 의원 등이 거론된다. 쇄신의 상징성이 큰 '젊은 중진' 남경필 의원(4선ㆍ경기 수원병 당선자)도 언급되고 있다.
비대위원들의 지도부 참여 여부도 관심이다. 상당수 비대위원들은 비대위가 해체되면 역할을 끝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박 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차기 지도부 밑그림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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