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노키아의 14년 독주를 끊고 전체 휴대폰 판매 1위(분기 기준) 달성이 확실시되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발빠른 대응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스마트폰 비중을 늘리며 승승장구한 반면 노키아는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급격하게 줄면서 결국 전체 휴대폰 시장 1위 자리마저 내주고 말았다.
양사의 휴대폰 포트폴리오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엇갈린다. 시장조사업체 아심코에 따르면 노키아는 2010년 3분기 전체 휴대폰 판매량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24%까지 올랐지만 올 1분기 14%로 주저앉았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비중은 10%에서 50%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폰 판매량의 절반을 스마트폰으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30%에서 올해 5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노키아의 스마트폰 비중을 줄어든 것은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빠르게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는 상황과 역주행하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분기 30%에서 4분기 37%로 빠르게 늘었다.
이 같은 부진은 자체 운영체제(OS) '심비안'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심비안은 콘텐츠 부족과 낮은 안정성으로 시장에서 외면받았지만 노키아는 심비안을 포기하지 못했다. 지난해 뒤늦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 OS를 탑재한 '루미아'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중국 업체의 추격도 부담이다. 노키아는 저가 피처폰과 저가 스마트폰 위주로 휴대폰을 판매한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휴대폰 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노키아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 업체는 삼성전자에도 위협적이지만 당장은 시장이 겹치는 노키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영업 이익 차이도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1분기 통신 부문에서 4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노키아는 1분기 실적 예상을 손익분기점 달성에서 3%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의 성공과 심비안의 실패, 루미아의 부진이 현재 삼성전자와 노키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대응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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