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흥미로웠던 30년 전 프로야구 흥행

시계아이콘02분 0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흥미로웠던 30년 전 프로야구 흥행
AD


프로야구 31번째 시즌이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7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개막전은 흥미로운 시즌을 예고했다. 만루 홈런에서 감독 퇴장까지 경기장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일들이 벌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뜩 30년 전인 1982년이 떠올랐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그해 글쓴이는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스포츠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해직돼 기업체 홍보실에서 사보 제작 등의 업무를 보다 선배의 권유로 1982년 2월 1일 막 간판을 내건 KBO에 합류했다. 서울 역삼동 동일빌딩 7층에 자리를 잡은 KBO 사무국 출입문에는 ‘韓國프로野球委員會’라고 적힌 화선지가 붙어 있었다. 당시에는 기구 이름에 ‘프로’가 들어 있었다.


뒷날 국내 첫 야구 전문 주간지인 ‘주간 야구’ 사장을 맡게 되는 김창웅 초대 홍보실장이 첫 출근한 글쓴이를 반갑게 맞아줬다. 소설 ‘무진기행’의 김승옥 작가와 서울대 문리과대학에서 동문수학한 김 실장은 1970년대 후반 글쓴이와 술 한 잔을 기울이면 늘 “우리나라도 프로야구를 할 때가 됐다”며 ‘서울 깍쟁이들’, ‘평양 박치기들’과 같은 구단 이름을 작명하곤 했다.

김 실장은 서울신문이 발행하는 ‘TV가이드’ 취재부장을 지내다 이용일 KBO 초대 사무총장의 권유로 프로 야구 출범에 함께했다. 김 실장이 작성한 서종철 KBO 초대 총재의 취임사 가운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을 키워주며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에게 밝고 건강한 여가 선용을 약속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문장은 지금도 몇몇 야구기자들이 인용하곤 한다. 김 실장은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프로야구 로고타입과 심볼 마크 등을 일찌감치 만든 것은 물론 고 이종남 기자와 함께 프로 야구 첫해 연감을 기획해 제작하는 등 프로 야구 초창기 많은 일을 했다.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출신의 박기철 씨가 기록원으로 KBO에 합류한 일도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박 씨는 스포츠 기록 통계 전문 회사인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로 여전히 프로야구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여러 분야의 인물들이 모여 힘쓴 덕에 프로야구는 그해 3월 27일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에서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을 열 수 있었다.


그날 글쓴이는 동대문야구장 서1문에서 관중들의 입장을 돕고 있었다. 올드 팬들은 기억하겠지만 서1문은 본부석에 가까운 1루 내야석으로 들어가는 곳이었다. 중앙문 다음으로 중요한 출입구였다. 오전부터 몰리기 시작한 팬들이 한창 입장하고 있는데 갑자기 중앙문 쪽이 시끄러워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달려갔더니 몇몇 일본인들이 청와대 경호실, 경찰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일본 신문의 기자들이었다. 이들은 KBO에 사전 통보 없이 입국해 경기장에 들어가겠다고 떼를 쓰고 있었다. 국내 기자들은 개막 며칠 전 KBO를 경유해 신분 확인 절차를 마쳤다.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히자 한 일본 기자는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장훈 이야기를 하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출장을 왔다.” 결국 일본 기자들은 여권을 압류당한 뒤에야 겨우 야구장 내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


동대문운동장 야구장은 역사적인 프로야구 개막전을 보려는 팬들로 송곳을 세울 수 없을 만큼 장사진을 이뤘다. 그런데 전두환 대통령이 시구를 마치고 자리를 뜨자 관중석에서는 이내 스탠드 전체가 푹 가라앉는 듯 한 느낌이 들 정도의 변화가 일어났다. 쌀을 됫박에 담고 두어 번 흔들면 가라앉듯이. 왜 그랬는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이렇게 시작한 프로야구는 미국과 일본 야구기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취재거리가 됐다. 개막전 이후 많은 외국 기자들이 갓 출범한 프로야구를 취재하기 위해 KBO를 찾았다. 그들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기자가 있다. ‘성조기신문(Stars & Stripes)’의 데이브 오나우어 기자다. 카우보이 모자를 즐겨 쓴 그는 도쿄에 주재하고 있었는데 수시로 서울을 찾아 한국프로야구 관련 기사를 취재해 썼다. 그의 발품에 힘입어 주한미군 사이 한국프로야구 소식은 널리 알려졌다. 경기별 스코어도 실렸다.


오나우어 기자가 쓴 기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띈 건 먹을거리와 관련한 정보였다. 핫도그와 얼음 조각을 띄운 콜라에 익숙한 그에게 동대문운동장 야구장 앞에서 파는 ‘Seaweed & Rice(김밥)’와 ‘Cuttlefish(오징어)’는 무척 신기했을 것이다. 국내 기자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만큼 다양한 한국프로야구 기사를 작성한 오나우어 기자는 그러나 오징어의 친구가 소주였다는 사실은 끝내 취재하지 못했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