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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음란물' 보는 직원들,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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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유해정보 심의팀, 성인·폭력물 감독 위한 '고육지책'

"24시간 '음란물' 보는 직원들,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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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하루종일 성인물, 폭력물만 들여다본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비치겠지요. 하지만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업무입니다."


인터넷에 넘쳐나는 성인물과 폭력물을 엿보는(?) 직원들이 있다. 24시간 쉬지 않고 감시한다. 여느 공무원들은 서류 작업이 한창일 때 성인 채팅 사이트에 들어가거나 불법 성인물 동영상을 찾느라 분주하다. 엽기적이거나 폭력적인 영상도 놓치지 않는다. 바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유해정보 심의팀 직원들이다.

유해정보 심의팀은 팀원 14명과 모니터링 요원 15명은 오전9시~오후6시, 오후6시~오전 9시 2교대로 움직인다. 불법 콘텐츠를 적발하는 것이 주 임무다. 성인물, 폭력물 등이 단속 대상이다. 때로는 '위장수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얼마 전에는 인터넷 TV 서비스 '아프리카TV'에서 판치는 음란 행위 적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TV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는 1000원짜리 별풍선을 수십개씩 지급받았다. 아프리카TV에서 실시간 음란 방송으로 수익을 챙기는 이른바 '별풍선녀'를 적발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별풍선을 지급해 음란성으로 의심되는 방송들을 일일이 들여다보며 모니터링하고 증거자료를 확보한다.

유해정보 심의팀 관계자는 "모니터링 대상 사이트 조사는 제보나 신고로 이뤄진다"며 "신고자가 증거물을 가지고 있으면 우리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지만 증거가 없으면 직접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시간 방송이나 채팅에서 이뤄지는 성매매의 경우 1대 1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모니터링 하지 않고는 증거 자료를 확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독특한' 업무를 하다보니 유해정보 심의팀이 겪는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심의팀 관계자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수치심을 느끼거나 정신적인 충격을 받게 될 음란물이나 잔혹한 영상들을 매일 접하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라며 "업무가 끝나도 잔상이 남아 자다가도 악몽에 시달리곤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제는 유해정보 심의팀의 적극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 영상물의 유통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란물로 돈을 챙기는 성인 사이트의 규모는 집계조차 어렵다. 한 곳이 단속되면 또 다른 사이트가 문을 연다. 단속을 피해 서버를 해외에 두는 경우도 많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점점 엽기적으로 치닫는다. 최근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스마트폰 앱까지 음란물이 침투했으나 단속 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 심의팀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퇴근한 후부터는 모니터링 요원으로 감독하고 있지만 현재 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고 호소했다.


일부 음란물은 적발을 했는데도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증거가 남겨졌으면 방송통신심위위원들과 논의해 정보삭제나 접속해제 조치 등을 취할 수 있지만 실시간으로 유통됐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음란물의 경우는 강제할 수단이 마땅찮다. 심의팀 관계자는 "사업자에게 자율규제를 협의하는 정도인데 이것으로는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쓸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건전한 인터넷 환경을 위해 유해정보를 없애기 위한 좀 더 강력한 제재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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