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취임식 일성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은 4일 임직원들에게 "도전정신과 역동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조직문화 쇄신을 주문했다.
고 사장은 이날 저녁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지난 수년간 이룩한 성장의 이면에는 소통부재와 적당주의, 자원배분의 불균형 등 심각한 성장 후유증이 자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신뢰와 열정의 문화를 되살리자"며 "노사 관계에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품격 있는 토론이 가능한 회사, HSE(보건·안전·환경)와 품질 수준에 고객이 만족하는 대우조선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고 사장은 해양플랜트 중심의 사업체제 전환 가속화도 주문했다. "이제는 단기적·외형적 성과보다 내실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한 단계 레벨업이 필요하다"며 "프로덕트믹스(제품 수요에 맞춘 생산 비중 조절) 변화에 맞춰 야드(조선소 야외 작업장)의 운영 철학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협력사에 대한 배려와 지원도 강조했다.
고 사장은 최근 위축된 조선 분야에도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환경기준 강화 추세와 고유가에 따른 고연비·저속 선박의 필요성 대두는 새로운 시장 수요를 유발할 것"이라며 "심해 해양자원 개발 확대와 이에 따른 경제수역의 중요도 증가는 대형 해양작업선은 물론 잠수함과 전투함의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 분야를 여전히 주력사업 중 한 축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또 전문인력 우대정책 시행 및 우수인력 채용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고 사장은 "설계·연구개발(R&D)·생산기술·제품관리(PM)·시운전·구매 등 기술 및 전문인력을 최우선적으로 육성·확보하겠다"며 "우수한 전문인력을 최고로 대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우조선은 고졸 사원을 육성하는 중공업사관학교를 사내대학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졸 사원도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고 사장은 전임 남상태 사장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남 전 사장에 대해 "재임 6년 동안 회사 매출을 4조에서 12조로 3배 성장시키는 등 대우조선해양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다"며 "매각 대상 기업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수처작주(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됨)'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뛰어난 리더십으로 회사를 이끌었던 모습은 모든 후배들에게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취임식은 업무가 마무리된 오후 6시30분부터 약 30분간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현장 경영과 소통을 중시하는 고 사장은 당분간 옥포조선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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