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B의 W 사관학교 > 3회 Mnet 수 오후 6시
“꼭 정답이 아니더라도, ‘얼마나 재밌게 맞히느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 MIB의 W 사관학교 > 선생님 이국주가 2회에서 예능 수업을 시작하며 한 말이다. 이는 신인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진짜 목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MIB가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설정은 문제를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MIB의 캐릭터를 끌어내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 명의 멤버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음흉하게 군인과 부비부비를 한다’는 등의 숙제를 하고 “컴백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요가 수업을 듣는 3회 설정도 뜬금없지만 효과적이다. 리더 오직이 요가 선생님의 시범을 보며 민망함에 눈을 가리는 모습은 특별한 연출도 필요 없는 장면이다. 하지만 2회에서 자신도 모르게 19금 발언을 쏟아낸 오직의 캐릭터를 안다면 키득거릴 수밖에 없다.
이렇듯 캐릭터가 비교적 초반에 자리를 잡은 것은 MIB의 특성을 살린 제작진의 영리함 덕분이다. 제작진은 1회부터 < W 사관학교 > 전 시즌 출연자인 보이프렌드를 함께 등장시키며 MIB가 “칼 같이 군무를 추고 애교를 부릴 수 있는” 여느 아이돌과는 다른 존재임을 강조했다. 예쁜 여자를 보고 소리를 지르는 이들에게 <동물의 왕국>과 비슷한 내레이션으로 ‘수컷’이라 부르는 데에도 스스럼이 없다. 엉뚱한 미션을 주고 즉흥적인 요구를 하는 설정이야말로 MIB의 야생 캐릭터를 끄집어내는 최선의 장치였던 셈이다. 그렇게 MIB는 자신들을 모르는 여고생에게 “MIB 알아요? 몰라서 내가 여기서 떡볶이 편하게 먹어요”라고 자폭하거나 줄을 타 호수를 건너는 벌칙을 하며 자연스럽게 욕을 할 때 매력적으로 보이게 됐다. 제작진으로서는 무르익은 캐릭터로 리얼리티의 추진력을 얻고, MIB는 인지도를 높인다. 서로 ‘윈윈’하는 < MIB의 W 사관학교 >의 흥미로운 성적표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