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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독림가, 1000억원대 임야 국가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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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근씨, 용인지역 산림 200여만평 조건 없이 기증…산림청, “식목일 맞아 등기 끝내”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제67회 식목일(4월5일)을 맞아 팔순의 모범독림가가 50년 이상 관리해오던 시가 1000억원대의 대규모 임야를 국가에 기증했다.


5일 산림청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에서 인근 용인·안성지역의 산림을 경영하는 손창근씨(83)는 최근 자신이 갖고 있던 임야 662ha(약 200만평)를 국유림을 관리하는 산림청에 기부했다.

김대건 신부 묘역을 포함한 천주교 미리내 성지에 인접한 이 산림의 넓이는 서울 남산 전체면적의 2배, 공시지가로 따지면 400억원이 넘고 시가로는 1000억원 이상 된다.

여간해서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손씨는 지난달 대리인을 산림청에 보내 기부 뜻을 밝힌 다음 실제 접촉 등 번거로운 절차나 조건 없이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마무리했다. 그의 아들·딸 등 가족도 손씨 뜻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가 엄청난 면적의 산림을 내놓은 건 이 지역의 산림이 다음 세대에까지 잘 보존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대리인을 통해 “수도권지역의 끈질긴 개발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재산을 국가에 기부키로 결심했다”며 “이 숲이 다음 세대에까지 온전하게 잘 보호되고 관리되길 바란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손씨는 1960년부터 지금까지 이 임야에 잣나무와 낙엽송 등 5종류, 20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꿔오며 산림 안에 임도 약 16km를 뚫었다. 임야 내 계곡하류에 붙은 천주교 성지를 보호하고 계류를 안정시키기 위해 사방댐을 설치하는 등 산림관리를 남달리 추진해 왔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66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1991년엔 산림청의 모범독림가로 지정됐다.


산림청은 손씨 뜻에 따라 해당산림의 정확한 실태를 조사, 국유림경영계획을 세운 뒤 조림지는 숲 가꾸기사업을 활성화해 임목생산 숲으로 경영·관리하고 나머지 산림은 공익기능과 생물다양성 증진 및 탄소흡수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관리할 계획이다.


또 기부문화에 대한 산림부문의 이런 사례를 귀감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손씨 뜻을 담은 교육용 기념비를 설치하고 지역발전과 연계한 산림체험 숲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돈구 산림청장은 “손 선생의 귀중한 뜻을 받들어 산림 본래 목적대로 가꾸고 활용, 다음 세대에까지 울창한 숲으로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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