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가던 노후 발전소도 손대니 새 것처럼
비용싸고 성능 개선 노하우 뛰어나..주문 줄이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인도 서벵갈(West Bengal)의 대표적인 발전회사인 WBPDCL(West Bengal Power Development Corporation Limited)은 최근 발전소 운영과 관련해 고민에 빠졌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반델(Bandel) 화력발전소의 수명이 30년이 넘어 제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수명이 다 된 발전소를 폐쇄하고 새로 발전소를 짓자니 건설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고심 끝에 찾아낸 해법은 바로 보일러, 터빈 등 발전소의 핵심설비를 최신 기술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 WBPDCL은 지난 7일 두산중공업과 발전소 성능개선 계약을 맺었다. 두산중공업이 발전소의 출력과 효율을 높여 최신 발전소로 리모델링하면 향후 발전소를 20년간 더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노후 발전소의 성능개선을 통한 발전소 업그레이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 새로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비용은 적게 들고 발전소의 성능이나 수명은 최신 발전소로 업그레이드해주니 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주처 입장에서는 1석2조인 것이다.
미국의 발전 관련 연구소인 UDI(Utility Data & Institute)의 2010년 리포트에 의하면 노후화나 환경규제 강화로 리모델링해야 할 발전소가 전 세계적으로 360GW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두산중공업의 주력시장인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의 2011~2015년 신규 발전소 발주물량인 약 300GW를 넘는 수치다.
발전설비 회사 입장에서도 발전 서비스 사업은 매력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전소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별로 없어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신규 발전소에 비해 부가가치도 높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발전 서비스 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도, 호주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국내에서 보령화력 1, 2호기 등 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울진원전 1, 2호기, 영광원전 1, 2호기 등 원자력발전소의 성능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는 호주의 에라링 발전소 성능개선 사업을 수주하며 해외 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본격적인 발전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두산중공업은 울진원전 1, 2호기 주발전기 재권선 공사를 시작으로 고리원전 1호기, 보령화력 1, 2호기, 서천화력 1, 2호기, 서인천복합화력 3~8호기, 울산화력 5호기 터빈 발전기 성능개선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성능개선은 주로 발전소의 핵심설비인 보일러와 터빈·발전기의 출력과 효율을 업그레이드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달 두산중공업이 수주한 반델화력발전소는 종전보다 출력은 5MW, 효율은 10% 이상 증가된다. 감시제어시스템도 교체해 최신 발전소로 거듭나게 되며 수명은 20년이 늘어난다. 지난 2010년 수주한 영광원전 1, 2호기의 경우 저압 터빈의 수명을 향후 40년간 연장하고 출력도 호기당 20MW 이상 증대된다. 호주의 에라링 발전소는 수명은 25년 연장하고 출력은 기존 대비 약 13.5%(660 → 750MW) 늘어난다.
서동수 두산중공업 부사장(Power BG장)은 “최근 발전사업자들은 연료비 증가와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발전소의 일부 핵심설비 교체를 통한 발전설비 운용을 선호하고 있어 향후 성능개선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면서 “앞으로 인도를 포함해 서남아시아, 중동, 호주 지역으로 발전서비스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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