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한국외대에서 특강..호주·태국 총리도 한국 주요 대학 방문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대학가가 '핵안보정상회의'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평소에 초대하기 힘든 각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대학 강단에 서면서 각 대학들이 학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 한국외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핵안보정상회의 첫 날인 26일 오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한국외대에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강의가 시작되기 한참 전인 새벽 5시부터 학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며 "보안상 이유로 오전 강의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학생 700명 등 교직원과 초청인사 1400여명이 참석한 강의는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해 30분간 이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같이 갑시다", "감사합니다" 등 한국말로 인사를 할 때는 웃음소리와 함께 열광적인 박수도 터져 나왔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이 실현가능하다는 증거로 '한국'을 예로 들며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전쟁의 폐허에서 번영을 이룬 한국을 와보라. 비무장지대에 서서 발전과 국민에 헌신한 나라와 국민을 굶주리게 한 나라의 가장 극명한 대비를 보라"고 강조했다.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인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같은 날 오후 연세대를 방문했다. '호주와 한국, 동반자 그리고 친구'라는 주제로 펼친 이번 특강에서 길라드 총리는 "지금으로부터 130년전 호주 선교사와 한국인은 부산에서 함께 신앙을 나눴으며 60년전에는 한국군과 호주군이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서울을 지키기 위해 함께 희생했다"고 호주와 한국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호주와 한국의 기업, 대학들이 앞으로 관련 분야에서 공조해나갈 기회는 더욱더 늘어날 것이며 조만간 호주 국가 초고속통신망 네트워크 코퍼레이션에서 향후 3년간의 사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강에는 정갑영 연세대 총장, 김우상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등을 비롯해 연세대 재학생 130여명이 참석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가 찾은 곳은 이화여대다. 잉락 총리는 26일 오전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을 찾아 '여성 리더십, 태국 총리의 비전'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여성이 성공에 이르기 위해 겪어야 할 어려움에 대해 잘 안다"며 "모든 여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잉락 총리는 "2011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전세계 14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성평등순위에서 한국이 11위를 기록했다"며 "이는 국가개발 순위와 연관이 있으며 여성의 힘이 국가성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잉락 총리의 강연에는 태국 학생 20여명을 비롯해 150여명의 이화여대 재학생들이 참석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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