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산운용, 유진테크 주총서 재선임 반대키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거수기' 비판이 여전하다. 그러나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소신있는 의결권 행사에 나서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외이사 문패만 걸어놓고 출석조차 하지 않는 '허수아비' 사외이사 선임에 제동을 건 것이다.
19일 한국거래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오는 23일 열리는 유진테크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유진테크는 이번 주총에 지난 3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홍순명 씨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에 대해 유진테크의 지분 6.39%를 보유중인 신영자산운용은 이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사회에 참석해 기업 경영활동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사외이사가 이사회 출석조차 하지 않아 그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홍 사외이사의 경우 9번의 이사회에 단 2번만 참석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회사의 주요 경영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할 사외이사가 기본이 되는 이사회 출석조차 하지않고 있으며, 낮은 출석률을 기록한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려는 회사 측의 입장에 동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부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신영자산운용은 올해 주총에서 저조한 참석률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5건의 안건(유진테크 포함)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기로 내부 검토를 마쳤다.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와 펀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의결권행사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산운용사가 이사회나 이사회의 주요 위원회에 4분의 3 이상 출석하지 못한 경우 이사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 일 뿐 구속력이 있지 않은 데다 대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이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주총 거수기'에 가담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신있는 기관투자자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대림산업과 포스코 등의 이사책임 축소와 관련한 주총 안건에 반대의사를 표해 일부 기업들은 이를 안건에서 철회한 바 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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