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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복지 총선공약, "실현가능성 낮은게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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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상한제·임대주택확대·주택바우처 등 여야 한목소리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정치권의 복지확대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주택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무상급식' 및 '반값등록금' 등에 대한 보편적 복지가 박원순 서울시장 탄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는데 따른 현상이다.


주택분야에서는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임대주택 확대, 주택바우처 실시 등의 복지관련 공약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들 공약은 정부는 물론 전문가들의 회의적 시각에 부딪혀 있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있지만 현실화하기 위한 예산확보나 정부와의 협의 등 사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적잖아서다. 여·야가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인만큼 앞으로 강도높게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선거까지 이어지는 선거일정 속에 묻혀 각론을 마련하지 않으면 공약(公約)아닌 공약(空約)에 머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월세 상한제, '한시vs전면'=여당인 새누리당과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나란히 '전월세 상한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은 올 하반기 제도개선을 통해 전월세 가격 급등 지역에 한해 전월세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민주통합당은 모든 지역에 적용하는 '전면 상한제'를 추진 중이다. 지역에 상관없이 세입자를 대상으로 연간 5% 내에서 전·월세 상승률을 묶어두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수차례에 걸쳐 전월세상한제 도입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집주인들의 임대기피로 인해 전월세 공급이 위축돼 전셋값 상승의 용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권도엽 장관까지 나서서 '반시장적'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형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면적 상한제나 부분적 상한제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세입자들을 옭아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전월세시장 안정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확대 등의 수급안정을 목표로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전세값 상승을 억제할 수 있지만 이중가격으로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민간임대공급을 축소시켜 상승압력이 높아진다"며 "향후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임대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역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대주택·주택바우처까지 '닮은꼴'=양 당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주택공급활성화를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임대 120만가구 건설을 통해 공공임대비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기업형 임대사업을 육성해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키로 했다. 민주통합당 또한 오는 2017년까지 매년 12만가구의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전세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밖에 여야는 저소득 무주택자에게 임대료를 보조해주는 '주택바우처' 제도를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노인가구나 주거비 부담능력이 낮은 계층을 위해 여야의 정책기조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그 실현방법에 대한 제시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허명 부천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의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이 호응을 얻은 만큼 각 당에서 임대주택을 공약으로 가지고 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그러나 임대주택 공급에는 공공 재원조달이 필수라는 문제점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국내에선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해 주거 빈곤층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곳에 입주하지 못한 주거 빈곤층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임대료 보조정책인 주택바우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택공급이 원활치 않은 데 바우처 등 주거비 보조정책을 꺼내든다면 집주인들이 이를 감안해 집값을 올려 임대료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은 빠져=일부에서는 정치권에서 '복지'만을 강조한다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조심스럽게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금융기관 자율에 맡기고,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해 임대주택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데다 이번 총선이 복지에 중점을 둔 만큼 시장에서는 큰 반응을 얻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대부분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 보다는 임대료 상한제 등 임대주택 공급 확대 부분에 각 당의 정책이 모아지고 있다"며 "특히 새누리당 정책도 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때는 큰 변동을 줄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거래활성화 정책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복지에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어느 시점에 공급을 확충할 것인지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거래 활성화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나올 기미가 없어 보인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용어설명: 주택바우처= 저소득층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자기 소득의 일정수준을 넘는 임대료에 대해 그 차액을 정부가 쿠폰 형태의 바우처(교환권)로 지급한다. 미국·유럽 등 서구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제도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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