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출연자
유아인 - 강영걸 역, 이제훈 - 정재혁 역, 신세경 - 이가영 역, 권유리 - 최안나 역, 장미희 - 조마담 역
다섯 줄 요약
부모에게 버려져 고모의 갖은 구박 속에 자란 영걸은 제대 후 유일한 꿈인 미국 이민을 위해 동대문 시장에서 옷 장사를 시작하고, 유명 디자이너 조마담의 집에 얹혀 살다 방화범으로 몰려 쫓겨나 일자리를 구하던 가영을 미싱사로 채용한다. 그러나 의상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꾸는 가영이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장학생으로 합격한 사실을 안 영걸은 비행기 값을 마련해 가영을 떠나보내고, 우여곡절 끝에 영걸의 동창이자 굴지의 패션회사 후계자인 재혁과 전도유망한 디자이너 안나까지 네 남녀는 뉴욕에서 운명적으로 만난다.
프리뷰
노련한 작가와 패기 넘치는 젊은 배우들, 혹은 올드한 설정과 위험부담 있는 캐스팅. 19일 밤 첫방송되는 SBS <패션왕>은 기본적으로 양날의 검을 지닌 작품이다. 가난과 지긋지긋한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성공을 꿈꾸는 영걸, 재능도 꿈도 있지만 현실에 발목 잡히는 가영, 세상에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음을 깨닫는 재혁, 완벽해 보이기 위해 상처투성이가 될 때까지 달리는 안나 등 네 남녀가 중심이 된 구도는 어딘가 낯익다. 그러나 SBS <발리에서 생긴 일>을 통해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욕망과 신데렐라 스토리가 만났을 때의 비극을 섬뜩할 만큼 생동감 있게 그려냈던 이선미-김기호 작가의 작품이라는 면에서 <패션왕>을 빤한 로맨스나 성공담으로 예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그래서 “패션을 소재로 한 트렌디 드라마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은 멜로를 위한 장치일 수도 있다. 예쁘고 샤방샤방하기보다 깊고 강렬한 멜로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라는 유아인의 말은 어쩌면 일종의 경고 사인일 수도 있다.
볼까, 말까
볼까? KBS <성균관 스캔들>과 영화 <완득이> 등을 통해 방황하는, 그러나 건강한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유아인과 지난해 영화 <파수꾼>으로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배우 중 하나가 된 이제훈의 불꽃 튀는 만남은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소지섭 조합만큼이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출연한 작품, 혹은 배역 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던 신세경도 본격적인 삼각관계 멜로의 주인공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갈 전망이라 기대를 모은다.
말까? 부모를 잃고 어렵게 자란 남녀의 성공을 향한 열정, 이들과의 인연으로 낯선 딜레마에 빠져 갈등하는 냉정한 성품의 기업 후계자 등 <패션왕>의 기본 설정은 <발리에서 생긴 일>이나 90년대 트렌디 드라마의 코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H&M이나 유니클로 등 해외 브랜드가 전방위적으로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는 2012년, ‘동대문 시장’이라는 배경이 단지 과거에 번성했던 공간이 아니라 현재도 역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함을 증명하는 것은 <패션왕>의 또 다른 숙제다.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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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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