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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A씨 '점심시간' 기다리는 은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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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 인터넷 채팅에 접목...온라인데이팅 전세계 4조원 시장
-하루에 한 번, 이성 프로필 정보를 내 손에
-"국내 정착하기 위해 아직 갈 길 멀다"는 시각도


솔로 A씨 '점심시간' 기다리는 은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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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5년째 솔로인 직장인 김주호(가명ㆍ30)씨. 오늘도 어김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어떤 여성이 '오늘의 상대'로 소개됐는지 확인한다. 김씨가 가입한 온라인데이팅업체에서 매일 12시 30분, 김씨와 어울릴만한 여성의 프로필 정보를 보내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결된 여성의 사진을 보니 귀염성 있는 얼굴로 지금까지 만난 여성 중 김씨의 이상형에 가장 가깝다. 더 자세한 프로필 정보를 보고 싶은 김 씨는 3300원을 결제해 그녀의 직장, 집 주소, 소개말 등을 봤다. 마음을 굳힌 김 씨는 'OK'를 눌러 그녀의 수락을 기다렸다. 상대방도 김씨의 프로필을 보고 'OK'를 누르면 서로의 연락처가 교환되며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김씨는 "결혼정보업체는 결혼을 목적으로 만난다는 부담감이 있고 네 다섯번 만나는 데에 수백만원이 든다"며 "온라인데이팅업체는 성혼보다 만남이 우선시되며 가격도 월정액은 1만원대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훨씬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온라인데이팅은 아직까지 생소한 단어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이미 4조원에 달할 정도로 주목받는 시장이 됐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원하는 이성을 만날 수 있도록 연결시켜주는 온라인데이팅업체는 미혼남녀의 짝을 찾도록 주선해준다는 의미에서는 결혼정보업체의 성격을 띠며 이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인터넷 채팅의 성격을 갖는다. 국내에서도 이 시장에 주목하는 관련업체들이 증가하기 시작해 향후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데이팅업체는 4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몇년 전만해도 소규모에 불과했던 것이 최근 2~3년 사이 급증한 것. 거주지 이전이 잦아지고 인맥기반이 약화된 최근 사회 현상과 맞물리면서 온라인데이팅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온라인데이팅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업계 1위라고 할 수 있는 이음소시어스의 지난해 매출은 15억원. 코코아북 등 후발업체들도 갓 사업을 시작한터라 매출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온라인데이팅서비스가 가장 발달한 곳은 미국으로 2010년 기준 관련업체 수는 1400개, 매출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1~5위 선도업체들은 연매출 3000억원에 달할 정도. 한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서 2009년까지 미국 내 성장률은 250%에 달했다.


업계는 향후 국내에서도 이같은 성장세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음소시어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국내에서 온라인데이팅이라고 하면 '음성화 된 채팅문화'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트위터, 미투데이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20~30대 젊은층에게 널리 확산되면서 온라인에서 출발한 만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전세계 시장 확대에 추세에 맞춰 발전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기존 결혼정보업체에서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를 개설하는 경우도 있다. 가연은 온라인 소개팅 사이트 안티싱글을 운영하고 있다. 가입비용은 20만원 내외로 커플매니저 없이 진행되며 대신 졸업증명서ㆍ신분증 사본 등을 제출해야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온라인데이팅 시장에 대해 못미더운 시각도 있다. 듀오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페이스북과 연동하는 식으로 SNS 등을 적극 활용해 말 그대로 '소셜데이팅'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름만 소셜데이팅이지 음성적인 문화가 생길 수 있는 부작용도 있다"며 "아직 성숙화된 단계는 아니므로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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