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의 미래구상
3월 첫주 기준, 카카오톡의 4200만 가입자 중 해외 사용자 비중은 약 20% 정도. 200여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카톡을 사용중이며, 일본을 필두로 미국, 아시아, 중동 순으로 많은 사용자가 분포돼 있다.
현재 언어와 디바이스 제약 없이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12개국어 버전을 선보이고 다양한 운영체제(OS)별 서비스 버전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경쟁사 신규 서비스 생태계 활성화 도움”
지난 해 7월에는 ‘카카오재팬’을 설립,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특히 요시키, 노리카, 롯데면세점, SM타운 등 ‘플러스친구’와 음성통화 기능인 ‘보이스톡’을 통해 가능성을 엿봤다.
일본 내 음성통화 제공은 무료문자가 일반화된 일본 시장 특성을 반영, ‘무료 음성통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본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현재 착신만 가능한 상태다. 국내 경우, 착신기능은 현재 안드로이드폰만 지원한다. 국내 음성통화 서비스 제공여부는 여전히 미정. “수요가 많다면 제공하겠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기존 ‘마이피플’ 등에 더해 ‘틱톡’ 등 신규 서비스가 부각되는 데 대해 이 대표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생태계 활성화의 방증으로, 경쟁만큼 고객에게는 보다 많은 혜택이 제공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혁혁한 성과에도 불구, 카톡 수익모델 부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는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후 고민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당장의 매출도 중요하고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해야겠지만 결국은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실천하는 쪽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카카오톡의 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단순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국내외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나갈 계획입니다.”
카카오톡은 이제 모바일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카카오톡이 가진 긴밀한 네트워킹과 높은 사용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서비스의 2가지 본질인 ‘메시지’와 ‘친구’의 확장을 통해 단순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가치 있는 정보와 지식 등을 실시간 교환하는 플랫폼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혁신 기술 개발과 플랫폼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카톡 지인과의 게임, 음악 청취 중 공유 등은 플랫폼 진화의 여러 형태 중 몇몇이다. 특히 카카오톡 뉴스 공급은 업계 최대 관심사다. 2분기중 ‘플러스 친구’ 내 ‘오늘의 뉴스’(가칭) 형태로 제공할 뉴스 서비스는 새로운 수익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글로벌 기상 정보 회사 웨더뉴스와 MOU를 체결, 카카오 플러스친구를 통해 2분기 내 한국과 일본에서 웨더뉴스의 날씨 정보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후 글로벌 플러스친구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국경없는 모바일시장 망중립성 보장은 필수”
국내 망중립성 논란에서 카카오톡은 빠지지 않는 이슈거리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단호했다. “모바일 시장에서는 국경없는 서비스 경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법으로 망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한국이 모바일 시대의 IT 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 망중립성 원칙은 반드시 전제가 돼야합니다.”
100보 양보해 망사업자에 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페이스북 등 해외 서비스에 과금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는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게 이 대표 판단이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활동 중인 망중립성 정책자문위원회에 카카오가 포함돼 있지 않은 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 통신사들이 트래픽 과부하의 주범이라고 이들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비난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해당 위원회는 통신사업자, 포털사업자, 케이블업계, 제조사 등 ‘업계’와 소비자분야 전문가 등 총 26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대표는 “오픈인터넷협의회를 통해 업계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쟁 서비스들이 잇따라 유무선 연동을 위해 PC버전을 출시하는 데 대해 카카오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카톡을 처음 만들 때 모바일 기기 상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즉시 받아보는 즉시성을 기대했다”며 “PC버전에서는 이러한 즉시성 이슈가 없어진다"며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카톡 대화에 낄 수 없는 현실적 제한도 고민 이유다. 어린 청소년들 절반이 스마트폰을 안 쓰는 데, 이들은 카톡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 “서비스 철학을 버려가면서까지 PC버전을 지원해야 하는 지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하반기 통신3사가 공동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메신저 서비스 ‘조인(Joyn)’의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이들 통신사들은 메시지 서비스를 하나의 기능으로 보지, 서비스로는 안본다는 게 그 이유다. 결국 “카카오톡만큼 서비스를 ‘잘’ 하진 못할 것”이란 게 이 대표 판단이다.
주소록 기반 무료 메시지 서비스에 대한 애플의 까다로워진 승인 정책도 여전히 해결과제다. 칼자루를 애플이 쥐고 있는 만큼, 카카오 입장에선 특별하게 언급할 바는 없다. 이 대표는 다만 미국쪽 유사 서비스가 별 문제 없이 인증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잘 해결될 것이라는 바람만 남겼다.
이석우 대표는 글로벌, 마케팅,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맡아 이제범 공동대표와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언론인으로 출발해 한국아이비엠에서 사내변호사, NHN에서 법무담당 이사, 경영정책 담당 부사장을 거쳐 NHN 미국법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하루 전송만 26억건 놀라운 성장세
카카오는 자사 ‘카카오톡’ 가입자 수가 3월 첫 주 기준으로 4200만명이 넘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다운로드 수로는 8400만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카카오톡은 서비스를 오픈한지 1년만인 2011년 4월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고, 이어 3개월만인 7월에 2000만명, 11월에 3000만명을 돌파했다.
또 한 사람이 하루에 보내는 메시지 작성건수는 작년(41건) 대비 2배 늘어난 8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하루에 작성되는 총 메시지 작성건수는 1년 전 1억7천만 건이었던 것에 비해 약 8배나 증가해 13억 건대로 늘어났다. 작년 12월 말에 10억건을 돌파한 데 이어 3개월이 채 못돼 30%나 증가한 것이다.
카카오는 “하루에 수신되는 메시지 전송건수는 총 26억건에 달하며, 순방문자수도 2000만명을 넘어섰다”며 “특히 하루 평균 순방문자수는 실제 메신저를 사용하는 활용도를 볼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박영주 기자 yjpa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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