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이익 보장한다더니…회장 주머니만 '두둑'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석유화학 기업들이 '통큰' 현금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만큼 주주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취지지만 대부분의 이익은 오너나 지주사의 수익으로 돌아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은 주당 3200원, 우선주 322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 석유화학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앞서 작년 7월 주당 1600원(우선주 동일)의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어 이 회사의 2011년도 배당액은 총 5589억원에 달한다. 작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70.7% 증가한 1조1924억원으로, 배당성향이 46.8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는 2000억원가량을 배당받았다. 지분의 28.41%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에너지도 약 1580억원을 챙기게 됐다.
지난해 543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배당금이 주당 2000원, 우선주 2050원으로 작년에 비해 모두 두 배가량 늘렸다. 배당금 총액은 559억원에 불과하지만 10.28%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였다.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는 55억원을 배당받을 예정이며, 지분 7.17%와 6.54%를 보유한 박준경 상무와 박찬구 회장은 각각 40억원, 36억원을 받게됐다.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던 2009년에 배당조차 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2년 사이에 경영이 정상화된 것은 물론 크게 실적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태양광 산업의 불황으로 올해 고전이 예상되는 OCI는 현금배당을 주당 2200원으로 결정, 2010년 3250원보다 32.2%가량 줄였다. 총 배당금액도 739억원에서 524억원으로 감소했다. 작년 순이익은 624억원을 기록, 배당성향은 83.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인 이수영 회장은 53억원, 이복영 삼광유리 회장은 29억원을 받는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SK이노베이션으로 부터 871억원을 배당받는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현금배당을 통해 총 2610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분할 예정이다. 주당 2800원으로 SK이노베이션 배당성향은 8.20%이다.
특히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이 각각 주당 7650원, 2490원을 배당, 총액이 4590억원, 2490억원에 달해 SK이노베이션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한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다소 감소한 LG화학은 작년과 동일한 규모인 주당 4000원, 우선주 4050원을 배당키로 했다. 총 배당금액도 2945억원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LG는 지분 30.07%를 보유, 885억원을 배당받는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호남석유화학도 작년과 동일한 현금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주당 1750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약 557억원이다. 순이익은 748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 증가했지만 배당성향은 7.44% 증가에 그쳤다.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각각 187억원, 75억원을 받는다.
삼성정밀화학은 4년 연속 동일한 규모로 주당 6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64억원으로 지분 11.49%를 보유한 삼성SDI에 18억원을 배당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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