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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부부 장시간 근로가 '나홀로 애들' 양산…결국 학교폭력 낳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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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이의철 부국장겸 정치경제부장 >


[정리 = 고형광 기자]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을 "대한민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근로시간 단축은 단순한 생산성 향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관련한 문제"라고 말하는 이 장관은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설명한다.

[아시아초대석] 부부 장시간 근로가 '나홀로 애들' 양산…결국 학교폭력 낳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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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최근 노동계와 경영계의 최대 현안인 '근로시간 단축'을 화두로 꺼내 든 장본인이다. 그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요즘 가정에서의 인성 교육을 해야한다고, 그래서 중요한 게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평균적인 가장의 삶을 한번 보세요. 새벽같이 나와서 밤 늦게 들어가는데, 언제 애들과 마주 앉아 밥 한끼 먹을 시간이 있습니까? 근로시간이 줄어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되면 학교 폭력 같은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봅니다"

노사간의 입장차가 너무 큰데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안됐다고 앞으로도 안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이 장관은 눈을 반짝였다. 이 장관의 지적처럼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일하는 시간은 살인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근로시간(임금근로자 기준)은 2116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49시간, 2010년 기준)에 비해 360시간이 많다.


이 장관은 "이제는 장시간 근로에 대해 말할 때가 됐다"며 "발상만 전환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콜롬부스의 달걀'"이라고 말한다. 대안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을 과천 집무실에서 만나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그의 해법을 들어봤다.


-근로시간 단축이 요즘 재계와 노동계의 현안이다.
▲장시간 근로 문제는 오랫동안 만연돼 온 관행이다. 관행이란 게 무섭다. 멈추기 어렵고, 거꾸로 돌리기는 더 힘들다. 그러나 발상을 바꾸면 해법이 보인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시스템 자체가 바뀐다.


-근로시간 단축이 왜 중요한가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이 파괴된다. 근로시간 문제는 근로자의 건강, 근로 조건 악화뿐 아니라 가족의 가치까지 훼손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노동을 하려면 질적 경쟁력 시대로 가야 한다. 더구나 지금은 인력 투입 위주의 양적 성장 시대가 아니다.


-근로시간 단축하면 어떤 효과가 있나
▲생산직의 경우 시급제가 적용된다. 그러니 근로시간이 줄면 급여가 줄 거라고 걱정한다. 임금체계 개편과 동시에 교대제 개편을 하면서 생산물량을 달성한다면 임금 깎을 이유가 전혀 없다. 근로자 입장에서 급여는 똑같이 받는데 근로시간이 줄어드니 얼마나 좋나. 회사는 생산성이 낮아지고 비용이 늘어날 거라고 보는데, 실제로 정부가 사업체를 대상으로 컨설팅해본 결과 매출액도 늘고 생산성도 올라갔다. 근로시간을 개선할 경우 약 25만 개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생긴다.


[아시아초대석] 부부 장시간 근로가 '나홀로 애들' 양산…결국 학교폭력 낳는 것


-근로자들이 연장근무를 선호하는 것 아닌가
▲평일 1시간을 일해 받는 급여가 100이라고 하면, 휴일 심야 근무는 최대 350까지 받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주중에 일을 느슨하게 한 후, 주말에 몰려든다. 일부 노조에선 이를 권력화해 잔업에 투입하는 인력을 조정한다. 노동현장에서 실제 벌어지는 일이다.


-어떤 방향으로 개선하나
▲휴일근무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장에서는 오래된 관행이다 보니 뿌리가 깊다. 연착륙을 위해 사업장 규모, 업종 특성 등을 감안해 차근차근 시행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강제하기보다 장시간 근로를 개선했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려 한다. 획일적 지원보다 맞춤형 지원을 할 예정이다. 대기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까.
▲현대차의 경우 글로벌 5대 완성차 업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많은 현지 공장이 있다. 이 해외 공장의 경우 국내처럼 장시간 근로를 하지 않는다. 왜 국내 근로자에게만 장시간 근로를 요구하나. 스스로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주야 2교대 형식을 바꿔서 3조2교대, 4조3교대 등 얼마든지 방법이 있다.


-재계는 가동률이 떨어지면 생산성이 나빠진다고 반박하는데.
▲편성효율이란 게 있다. 일정 작업시간에 근로자가 실제로 일하는 비율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편성효율이 60%가 안 된다. 외국은 80~90% 정도다. 우리가 20~30% 올릴 여지가 있다. 다시 말하면 시급제 하에서 근로시간 늘여야 급여를 더 받으니, 근로자들은 생산성보다는 근로시간 늘리기에 바쁘다.


-계획하고 있는 구체적인 정책은 뭔가.
▲단순히 법령, 제도 개선으로 국한해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현장에서 근로시간 관리와 관련된 컨설팅을 실시하고, 현 제도를 잘 지키고 있는지 감독하면서 컨설팅 결과에 따라 사업장 특성에 맞는 지원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6일 노사정위원회에 실근로시간단축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에서 현장에 맞는 실천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이다.


-노사분규가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지난해 노사분규가 65건 발생했다. 198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근로자 1000명당 노사분규에 따른 근로손실 일수가 24.7일이다. OECD의 가장 최근 통계가 평균 26.8일이다. 파업공화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가 이제 OECD 평균 노사분규 일수보다 낮은 국가가 됐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이채필 장관은 고용노동부 역사상 첫 내부출신 장관이다. 울산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지금도 한쪽 다리가 불편하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언제나 '당당함' 그 자체다. 기자들과 격의없이 "따로 장애인 수당을 받지는 않는다"고 농담 할 정도다.


집안 형편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독학으로 공부했다. 1982년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해 올해로 공무원 생활을 한 지 만 30년이 됐다. 특히 노사정책과 고용정책에 밝아 '노동행정의 달인'으로 통한다.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고용노동 정책이 없을 정도다. 후배들 사이에선 기획력과 추진력을 모두 겸비한 선배로 평가받는다.


<주요 약력>
▲1956년 울산 ▲검정고시, 영남대 법학대학,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행시25회 ▲청와대 노동비서실 ▲노동부 노사정책과장ㆍ총무과장 ▲노동부 산업안전국장ㆍ고용정책심의관ㆍ노사협력정책국장 ▲노동부 기획조정실장 ㆍ노사정책실장 ▲고용부 차관




정리=고형광 기자 kohk0101@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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