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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까나리 말고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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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까나리 말고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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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선데이> ‘1박 2일’ 일 KBS2 오후 5시 20분
첫 여행은 무난히 끝났다. <해피선데이> ‘1박 2일’ 시즌2 (이하 ‘1박 2일’) 제작진은 새 멤버들이 낯설 시청자들을 위해 수더분한 맏형 김승우, 만사 귀찮은 불운남 차태현 같이 한 눈에 들어오는 캐릭터를 멤버들에게 부여했고, 복불복-레이스-복불복 클래식으로 이어지는 ‘1박 2일’ 압축속성코스로 멤버들의 빠른 적응을 유도했다. 어떻게든 사과식초를 마셔 보려던 김승우의 몸부림과 캡사이신 주스를 분수처럼 뿜어대며 리액션의 끝을 보여준 김종민은 제법 잘 어울렸다. 혹자는 그 어울림의 모습이 마치 ‘절친 특집’ 같았다고도 했다. 과연 잘 알지 못 하던 이들이 함께 어울리며 친해지는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선 비슷하다 하겠다. 하지만 ‘절친 특집’과 이번 편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 이미 완성된 멤버들의 호흡을 기반으로 그 위에 게스트들을 얹은 ‘절친 특집’과 달리, 새 멤버와 새 PD로 출발하는 시즌2 첫 여행은 기반을 새로 쌓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핵심은 이벤트가 아니라 멤버간의 화학작용이다. 그것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새 멤버들이 뭘 할 때마다 호들갑스러운 자막을 깔아주거나, 2년간 소식도 없던 까나리액젓을 재등장시키는 것으로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제작진은 서로 변변한 대화도 나누기 전인 멤버들에게 쉴 틈 없이 닭싸움 복불복, 레이스, 까나리액젓 등 시즌1을 상징하는 이벤트들부터 들이민 것이다. 웃을 대목은 많았지만, 시즌2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시즌1을 대강 땜질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던 이유다. 제작진이 멤버들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찾는 게 아니라, 이렇게 새로 온 4명에게 기존의 ‘1박 2일’의 문법을 가르치려 하는 한 승산은 없다. 기존의 문법을 완성했고 그에 최적화 된 것은 시즌1의 멤버구성이고, 같은 문법으로 승부한다면 구관이 명관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시즌2의 멤버들에게 서로 알아갈 시간을 주고, 그들만의 화학작용을 찾고, 그 다음에 그에 맞는 문법을 고민할 일이다. 김종민도 말하지 않았나. “하루 이틀 할 거 아니야! 내일, 다음 주는 어떻게 할 거야?”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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