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지난달 중국의 무역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긴축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 부채위기 여파와 중국의 춘제(春節)가 겹치며 수출이 위축된 반면 수입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은 예상을 넘어선 적자규모에 놀라면서도 정부의 긴축완화 정책이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에 따르면 중국 관세청격인 해관은 지난 2월 무역적자가 314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초과한 수치다. 다우존스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상치는 약 85억달러의 적자였다.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예상한 BOA 메릴린치의 예측도 232억달러에 그쳤었다.
다우존스 데이터에 따르면 이같은 적자 규모는 2000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다. 블룸버그는 지난 1989년 이후 최대라고 전했다.
중국 해관은 지난달 무역적자가 커진 이유가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우선은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 요인이다. 지난 2월 수입액은 전년동기 대비 39.6% 급증한 1459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26%를 크게 뛰어 넘는 수치다.
2월 수출액도 늘기는 했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중국의 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4% 증가한 1144억7000만달러였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0.5%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2월 수출이 28.4%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왔다. 춘제 효과로 휴무한 기업들이 많아 수출이 부진했던 것도 큰 이유였지만 전반적인 수요 감소가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WSJ은 노무라증권의 애널리스트를 인용, "유럽재정위기로 중국상품에 대한 수요가 부진하며 수출이 예년만 못하다"라고 전했다.
중국의 올해 1∼2월의 무역적자도 42억5000만 달러에 달해 전년도 1~2월의 8900만달러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중국의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어느때보다 어렵다는 입장이다.
웨이 지앙구오 전 중국 상무부 차관도 "중국의 대외무역은 올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중국의 수출액이 한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나해에는 20.3%가 증가한 바 있다.
한편 전날 발표된 중국의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모두 둔화한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2월 무역적자가 예상보다 급증하면서 중국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긴축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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