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한·미 FTA를 보는 편협한 시각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뷰앤비전]한·미 FTA를 보는 편협한 시각
AD

최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협상이 잘못되었다느니 다시 해야 한다느니 위헌이라느니 하면서 정말 말이 많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이 FTA 협상을 당초 계획하고 주도하였던 정당에서조차 이를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권당이었을 때는 찬성하고 야당이 되니 반대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한ㆍEU FTA와 곧 있을 한ㆍ중 FTA 등 국가 간의 이해득실을 따져서 맺는 국제무역협정 중 유독 한ㆍ미 FTA만이 정치쟁점이 돼 논란을 낳고 있다.


정치쟁점이 되어 버린 한ㆍ미 FTA를 서민과 부자,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으로 구분하여 어느 특정 그룹을 육성하고 반대편을 죽이는 조약이라고 이분하는 좁은 시각은 불이익을 낳을 것이다. 물론 한ㆍ미 FTA의 추진으로 득을 보는 곳도 있고 손해를 보는 쪽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 전체적으로 이익이 된다면 국민 다수를 위한 결정을 내리는 정부 입장에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신 정부는 손해를 보는 쪽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회계사인 필자는 이런 정치 현안이 되어 버린 부분은 배제하고 냉정하게 경제적인 득실로 따져보고자 한다.

왜 우리가 관세를 없애는 무역조약에 적극적이어야만 하는가.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국가로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70%가 넘는다. 그러니 당연히 쇄국정책보다는 개방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고 수출품목도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만약 쇠 1㎏이 있다면 도끼 한 자루보다는 바늘 10만개를 만들어서 수출해야 하는 나라다. 즉 국제무역이 촉진될 수 있는 FTA를 거부할 수 없는 입장이다.


또한 한ㆍ미 FTA를 동일한 위치에서 한미 양국이 호혜적으로 출발했다고 생각하면 너무 순진한 게 아닐까 싶다. 한ㆍ미 FTA는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의 타협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만약 지금에 와서 이를 뒤집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한다면 그동안의 노력은 차치하더라도 미국의 대응책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잘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5대 수출 품목은 반도체, 선박,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다. 한ㆍ미 FTA 조약 거부를 빌미로 미국이 이들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린다면 우리나라 경제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 국가경제의 저성장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현재 문제가 되는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는 투자 분쟁 시 중립적인 국제중재절차를 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미 1970년대부터 일반적으로 적용해왔으며 한ㆍ미 FTA에만 있는 특별한 제도가 아니다. 전 세계 2500여개 투자협정(BIT)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 현재 체결ㆍ발효 중인 7개 FTA 중 한ㆍEU FTA를 제외한 6개, 85개 양자 간 투자협정 중 81개에도 포함돼 있다. 한ㆍ미 FTA에 속한 조항만을 놓고 불이익을 논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라고 본다.


현재 한ㆍ미 FTA 비준안은 국회를 통과했고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오는 15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반대는 큰 문제를 낳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운영된다. 물론 다수결이라고 무조건 숫자로 밀어붙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수결 또한 해당 안건에 대한 충분한 토론을 전제로 한다.


한ㆍ미 FTA가 서명된 것은 2007년 6월30일, 비준안이 국회에 상정된 것도 그해 9월7일이었다. 지난 4년6개월 동안 반대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게다가 지금 한국이 보여주는 상황은 국제적으로 납득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바뀌면 한번 맺기로 한 약속을 번복하고 뒤집는 국가와 어느 나라 정부가 협정을 맺으려 하겠는가?


권오형 한국공인회계사 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