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원자재값 내렸으니 후판값 내리라는데…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철강업계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인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선 경기가 어려운 점은 이해하지만 이미 마진이 적은 상황에서 조선업계가 원하는 만큼의 가격 인하는 힘들다는 것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과 조선사들은 개별적으로 후판 가격 인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선사들은 경기도 안 좋은 데다 최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인 점을 들어 후판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철광석 및 원료탄(코크스 제조용 석탄) 구입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후판 등 탄소강 판매가격은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항변하고 있다. 이미 조선업체의 어려운 상황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포스코의 탄소강 평균 판매가격은 2009년 t당 83만5000원에서 2010년 89만2000원, 지난해 98만6000원으로 최근 2년 새 18.1% 올랐다.
이에 비해 철광석 구입가격은 2009년 68달러에서 2010년 109달러, 지난해 160달러로 무려 134.8% 급등했다. 같은 기간 원료탄 구입가격도 149달러에서 174달러, 250달러로 67.5% 뛰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비용은 크게 늘어난 반면 수입은 그만큼 늘지 않아 수익성이 둔화된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 수입가격이 크게 오르다가 최근 들어 조금 내리는 추세"라며 "원료가격이 오를 때는 조선사 등을 배려해 판매가격을 적게 올렸는데 원료가격이 내릴 때 판매가격도 많이 내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선사들도 할 말은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9월 t당 178달러에서 12월말 138달러로 떨어졌다가 올 1월 140달러를 기록했다. 넉달 만에 21.3% 하락한 것이다. 원료탄 가격도 지난해 9월 273달러에서 올 1월 221달러로 19.0% 내려갔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이나 열연제품 가격 협상은 각 업체별로 매년 한다"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이 최근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일률적인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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