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현대차의 야심작 'i40살룬'…정숙성·인테리어 심혈, 실연비는 공인연비에 크게 못미쳐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i40살룬은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프리미엄 중형차를 찾는 수요에 맞춰 고급화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고객이 왜건이나 해치백 보다 세단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외부 디자인 역시 변화의 흔적이 역력했다. 독수리의 눈을 형상화 한 ‘이글아이’ 콘셉트의 헤드램프와 함께 측면에는 날렵한 선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인 소감은 외부보다는 내부에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단추에 크롬도금을 둘러 고급스런 느낌을 줬고 버튼 위치도 운전자의 속성을 고려했다. 계기판에는 푸른색 조명이 은은하게 들어오고 중앙에는 연비 움직임을 표시해 운전자의 친환경 운전을 유도했다.
실내공간은 만족할만하다. 휠베이스가 2770mm에 달한 덕분이다. 뒷좌석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들었다.
시트는 스포츠카의 그것처럼 탄탄해 보였다. 그렇다고 착석시 느낌이 딱딱한 것은 아니었다.
‘i40 살룬’은 디젤과 가솔린엔진 등 2가지 엔진 라인업을 갖고 있다. 이번 시승에서는 가솔린엔진 차량을 운전했다. 가솔린직분사(GDi)엔진을 탑재한 덕분에 최고출력 178마력(ps), 최대토크 21.6kg·m, 연비는 13.1km/ℓ에 달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정숙성이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동안 엔진음을 비롯한 소음은 크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차음유리를 비롯해 곳곳에 흡차음재를 적용하는 등 소음 진동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비는 기대 이하였다. 공인연비 13.1km/ℓ에도 불구하고 5일간 시승한 결과는 10.4km/ℓ였다. 최고 연비는 10.9km/ℓ. 아무리 노력해도 11km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운전석 오른쪽에는 손쉬운 평행주차를 돕는 주차조향보조시스템 단추가 갖춰져 있다. 평행주차 버튼을 누른 후 작동을 했는데, 익숙치 않은지 자꾸 실행이 취소됐다. 개인적으로는 평행주차 보다 직각주차에 유용한 보조시스템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행주차보다 직각주차를 할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i40살룬은 프리미엄 중형차라는 타이틀답게 다양한 편의사양이 갖춰져 있다. 자동으로 앞유리 습기를 제거하는 오토 디포그 시스템을 비롯해 첨단 공조시스템 등도 갖췄다. 에어백, 차체자세제어장치,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도 기본으로 탑재됐다.
현대차가 i40살룬이라는 프리미엄 모델을 선보인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있다고 생각된다. 고객들의 세밀한 입맛을 고려해 개발했다는 점 때문이다.
관건은 판매다. 지난해 왜건형 i40가 출시됐을 때 저조한 판매에 당혹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세단인 만큼 이번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도 "징조가 좋다"는 말로 전망을 낙관했다.
가격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비싸다는 인식을 무너뜨리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가솔린 2.0 GDi 모델은 2525만~최고 2985만원, 디젤은 최고 3245만원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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