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교류 차단장치 규제 개선으로 업무영역 확대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앞으로 증권사 기업금융(IB)부서가 직접 비상장기업이나 스팩(SPAC)에 출자할 수 있게 된다. 정보교류 차단장치(차이니즈월)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기업금융부서의 업무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24일부터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IB부서는 비상장기업·스팩에 대한 출자, 상장주식 대량매매 신주인수권증서 매매·중개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IB부서가 비상장 기업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직접 투자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상장기업에 대한 자기자본투자는 이해상충 가능성이 커 허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PB업무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가 신탁업, 자문·일임업, 일부 매매·중개업 간 통합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PB부서는 직접 투자자가 주문하는 사모펀드 등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업무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전문회사(PEF) 운용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자목적회사(PSC)를 통한 금전차입 한도는 기존 200%에서 300%까지 확대된다. PEF가 수익을 챙기지 못한 상황에서 차입금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3~4년 만에 차입한도가 초과돼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의 소액공모 관련 규제는 강화된다. 기존에 증권의 종류별로 10억원씩 공모가 가능했던 것을 증권의 종류에 관계없이 10억원만 공모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한계기업이 소액공모 제도를 남용할 수 없도록 막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청약증거금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그동안은 발행사 계좌로 직접 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금융회사(은행, 증권사)나 증권금융이 일단 청약증거금을 받고 이후 발행사가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받아야 한다. 공시서류도 투자자가 충분한 검토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 공모개시 사흘 전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향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금년 상반기 중 위 개정안을 모두 시행토록 할 예정이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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