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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리더學]킹보다 더 센 킹 메이커 女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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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비- ②현모양처와 폭빈의 양면, 소혜왕후 한씨
논쟁 벌일땐 물러서지 않고 집요한 설득으로 관철

[포커스리더學]킹보다 더 센 킹 메이커 女人 ▲소혜왕후 한씨 (일러스트=이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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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시부모에는 세상에 없는 현부였으나 자식에게는 그 엄격함이 칼과 같았다. 성종의 어머니이자 연산군의 할머니인 소혜왕후 한씨는 조선시대 유교적 여성관이 요구하는 현모양처의 이미지를 구축한 이다. 소혜왕후라는 시호보다 인수대비로 더 알려진 그는 사서를 읽을 정도로 학문에 뛰어났고 조선 최초의 여성 교양서인 내훈을 편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유교적 현모양처의 모습과 달리 자식교육에 있어서는 '폭빈'이라 불릴 정도로 엄격했다.

수양대군(세조)의 맏며느리인 소혜왕후 한씨는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이후 세자빈이 돼 수빈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하지만 남편인 의경세자(후에 덕종으로 추존)의 죽음으로 인해 그는 중전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채 21세의 나이에 과부가 돼 궐을 나오게 된다.


하지만 그는 시동생 예종의 죽음 직후 자신의 둘째 아들인 자산군(성종)이 왕위에 오르면서 다시 궐로 돌아온다. 소혜왕후는 이 과정에서 스스로 역량을 높이고 주위의 신뢰를 얻으며 서서히 권력의 중심으로 올라선다.

◆신뢰를 얻는 이미지 메이킹=조선시대가 여성에게 요구한 것은 유교적인 여성관 즉 현모양처였다. 남편과 사별한 소혜왕후는 세조와 정희왕후에게 현모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부모 공양에도 정성을 다했다. 매일 일찍 일어나 몸소 시부모의 수라상을 마련하고 보살폈다. 세조 내외는 이른 나이에 과부가 된 며느리를 항상 안타까워하며 '효부'라고 칭찬과 신뢰를 드러냈다고 한다.


비상한 머리와 칼 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소혜왕후는 자녀 교육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그는 사랑과 자비보다는 엄격한 궁중법도로 자녀들을 대하고 가르쳤다. 아들이 조금이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절대 두둔하지 않고 엄하게 나무랐다. 예종 사후, 왕위 후보 1순위였던 원자 제안대군을 제치고 소혜왕후의 둘째아들 자산군이 왕위에 오르게 된 하나의 배경에는 그의 피나는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쌓아온 주변의 신뢰가 존재했다는 평가다.


◆스스로의 역량 강화=소혜왕후는 자신의 역량을 높이는 데도 열심이었다. 그는 왕실의 여성으로서 보기 드문 유학자였다. 소혜왕후가 편찬한 '내훈'은 열녀전, 소학, 명감 등에서 발췌한 내용을 7장3권으로 구성한 교훈서로 당시 삼강행실도와 함께 여성 교육의 기본서로 꼽혔다. 이 책에는 여성이 아버지, 남편,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유교적 여성관이 담겼다. 이는 이후 조선시대 '남존여비' 사상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상대를 굴복시키는 협상력=하지만 소혜왕후는 자신이 강조하는 유교적 여성관에 상관없이, 스스로 느끼기에 부당한 일에는 직접 나서 담판을 지었다. 예종 재위 기간 중의 일이다. 예조에서 남편인 의경세자의 묘를 직접 관리하는 제도를 없애겠다고 하자, 그는 예종에게 직접 따져서 이를 다시 복귀시켰다.


소혜왕후는 성종 재위 기간 동안 신하들과 불교를 둘러싸고 항상 논쟁에 중심에 있었다. 불교에 대한 관심은 정인사 재건축으로 나타났다. 조정 신하들은 성종 즉위년부터 불교의 폐단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지적했지만 왕실 여성들은 불교를 숭상했다. 소혜왕후는 조정의 신하들이 불교를 배척하는 것은 그 정신 때문이 아니라 불교가 악용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불교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조정신하들의 주장을 일축하며 아들 성종을 배경으로 자신의 입지를 계속 강화시켰다.


소혜왕후는 성종 대에 구축한 권력을 이용해 어머니 남양 홍씨의 신도비를 건립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는 그의 강력한 권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신도비는 2품 이상의 관직자에 한해 세우도록 법제화됐고 여성 신도비를 세운 것은 소혜왕후가 처음이다. 현모양처라는 이미지 메이킹으로 세조와 정희왕후에게 신뢰를 얻은 그는 자신에게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직접 담판을 짓고 상대방을 승복시키며 권력을 쌓아올렸다.


◆소혜왕후의 리더십이 오늘 날 시사하는 점=소혜왕후의 리더십은 상대방에게 엄격했으나 자신에겐 관대하다는 약점이 있다. 그는 모든 여성들에게 유교적 여성관을 강요한 내훈을 편찬해 내명부를 장악하려 했지만 실제 그의 삶은 여필종부와 거리가 멀었다.


그의 철저한 윤리관은 성리학적 기준에 벗어난 며느리 폐비 윤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이는 결국 소혜왕후 자신마저 불행한 죽음으로 몰아갔다. 추후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알게된 연산군이 관련된 사람들을 박해하자 소혜왕후는 병석에서 이를 꾸짖으며 만류했고 1504년 질책을 참지 못한 연산군이 머리로 치받으며 68세를 일기로 떠난 것이다.


21세기가 요구하는 리더는 소혜왕후와 반대의 측면을 갖고 있다. 오늘날의 리더는 자신에게 한없이 엄격하되, 상대에게는 관용을 베풀 줄 알아야한다. 소혜왕후는 독실한 불교신자였으나 불교에서 강조하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내가 소중하듯 남도 소중하다'는 '자타불이'의 깨달음은 얻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 공동기획
도움말: 역사학자 윤정란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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