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단순 피로회복부터 말기암 치료까지."
비타민C는 아스피린 만큼이나 의학계의 단골 논쟁 소재다. '드라마틱'한 항암효과를 보이기도 하지만, 잘 짜여진 연구가 아닌 특정 '사례보고'가 대부분이고 그 결과도 엇갈린다.
이런 상황에서 비타민C 신봉자들에게 힘을 실어줄 의미 있는 연구 하나가 국내에서 발표됐다. 건강한 사람들에게 고용량 비타민C 혹은 생리식염수를 정맥 주사했더니 비타민C 그룹의 피로도가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동물실험도 아닌 사람 대상 가짜약 대조, 이중 맹검(double blinded) 연구로, 이 분야에선 매우 드문 '신뢰도 높은' 결과다. 연구를 진행한 대한비타민연구회 염창환 회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이 정도 신뢰도를 가진 비타민C 연구는 국내 최초이며, 세계적으로 큰 의미를 지녀 의학계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의학잡지 뉴트리션저널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피험자에게 비타민C 10g을 정맥투여하고 2시간과 24시간 뒤 피로도와 활성산소 수치를 쟀다. 연구결과 가짜약(생리식염수) 그룹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비타민C 그룹은 두 지표 모두 호전됐다. 10g은 통상적인 비타민C 권장량의 160여배에 달하는 양이다. '비타민 주사'라 부르는 제품이 10g 짜리다.
염 회장은 "비타민C 효과를 보려면 고용량으로 알약 형태가 아닌 혈액으로 직접 투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150명에 달하는 피험자수도 결과를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비타민C의 '질병 치료 혹은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비타민주사요법에 큰 관심을 갖는 암환자들이 기뻐할 단계는 아니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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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확증적인 연구가 절실해 보이지만 암환자 특히 말기암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많지 않다. 효과가 입증돼도 '돈을 벌'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큰 비용을 들이는 연구가 지지부진한 것이다. 다만 미국국립보건원(NIH)이 4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 연구는 비타민주사 100g을 투여한다.
염 회장은 "현재로선 비타민주사의 피로회복 효과가 분명하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라며 "차후 국내와 미국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특히 암 재발을 막는 데 있어 비타민주사의 정확한 역할이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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